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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푸드 프런티어] <36>'토종 커피’ 탐앤탐스…해외 진출 8년, 글로벌 브랜드로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올해 초 필리핀의 바콜로드 시티에 오픈한 탐앤탐스 매장. 총면적이 600㎡에 달하는 이 초대형 매장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20~30명의 주문 대기열이 끊이지 않았다. 현지인들은 하나같이 벤티 사이즈 음료에 프레즐을 하나씩 주문했다. 탐앤탐스 관계자는 “이곳의 커피 가격은 한국의 3분의2 수준이지만, 매출은 한국 매장 평균의 3배 가량 나온다”며 “이곳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마닐라 등의 대도시에서도 입점을 제안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2000년대 초반 문을 열어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 형성에 기여한 탐앤탐스가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가 발표한 ‘2014년 국내 외식업체 해외진출 현황’에 따르면, 탐앤탐스의 해외 매장 수는 커피전문점 가운데서는 카페베네, 만커피에 이어 3위다. 탐앤탐스는 현재 태국, 미국, 중국, 몽골, 호주, 싱가포르, 필리핀 등 7개 국가에 총 49개 매장을 오픈한 상태다.


지난 1월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 문을 연 탐앤탐스의 네번째 현지 매장에서 현지 고객들이 음료를 마시고 있다. 탐앤탐스는 지난해 몽골 시장에 진출한 후 현지 커피전문점 가운데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며 중심 상권에서 가맹 개설과 입점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커피전문점 매장수가 1만9000여개에 육박할 정도로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커피시장에서 해외 진출은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다. 탐앤탐스 역시 성장세가 한풀 꺾인 상황이지만, 해외로 눈을 돌린지는 보다 오래됐다. 탐앤탐스는 국내 사업이 탄력을 받기 시작한 2000년대 중반부터 해외 진출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시작은 아시아로부터 유입된 이민자가 많은 호주와 중국 진출의 교두보가 될 수 있는 싱가포르였다. 김형석 탐앤탐스 상무는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는 동서양 어디든 진출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양쪽의 문화가 골고루 섞여있는 국가에서 테스트를 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2007년 호주 시드니에 직영점을 낸 것을 시작으로 해외 사업의 첫발을 뗐다.

하지만 해외 사업이 순조로운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수익성이 문제였다. 호주의 경우 세율과 임대료가 높을 뿐만 아니라 인건비도 한국보다 2배 가량 높았다. 그럼에도 커피 가격은 한국과 비슷했다. 2010년 말 진출해 현재까지 12개의 매장을 낸 미국에서도 같은 문제에 부딪혔다.

해외 진출이 본격적으로 성과를 거둔 곳은 태국이었다. 호주, 미국과는 반대로 인건비와 임대료는 낮지만 제품 판매가는 한국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사업성이 괜찮았다. 6700만명이 넘는 인구수를 보유하고 있고, 해외여행객이 많이 드나드는 관광 대국이라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탐앤탐스는 태국에 커피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할 무렵 첫 매장을 낸 뒤 현재까지 23개 매장을 내면서 현지에 커피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탐앤탐스를 바라보는 현지의 분위기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김 상무는 “예전에는 제안서를 들고 찾아가도 잘 만나주지 않던 건물주들이 이제는 좋은 조건을 들고 먼저 입점을 제안해 오는 경우가 많다”며 “방콕, 치앙마이 등 대도시에 높은 건물들이 많이 올라가고 있는데 거래가 여럿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탐앤탐스는 올해 내로 태국에 40개의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몽골 역시 탐앤탐스로 인해 커피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는 나라 중 하나다. 지난해 6월 울란바토르에 1호점을 낸 뒤 현재까지 5개 매장을 낸 탐앤탐스는 진출 1년도 채 되지 않아 일약 현지 시장 1위로 떠올랐다. 김 상무는 “몽골은 빈부격차가 크지만 울란바토르에 있는 상류층을 중심으로 새로운 문화에 대한 수요가 강하다”며 “현지인들은 원래 인스턴트 커피를 주로 마셨지만, 탐앤탐스가 들어감으로써 새로운 커피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했다.

탐앤탐스가 진출해 있는 국가들은 주로 한류 문화 열풍이 일고 있는 나라들이지만, 탐앤탐스는 한류를 직접적으로 마케팅에 이용한 적이 한번도 없다. 유명 한류 스타를 모델로 기용하지도 않을 뿐 더러, 대부분의 커피 브랜드들이 하고 있는 드라마 간접광고도 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중국 베이징 매장 같은 경우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출신 현대 미술가들의 작품을 인테리어에 활용함으로써 한류 문화 확장에 기여하고 있다. 김 상무는 “스타나 드라마를 통한 마케팅 비용을 줄여 원가를 절감한다든지, 점주들에게 돌려줄 수 있도록 하는 게 회사의 경영 철학”이라고 했다.

대신 탐앤탐스가 해외 진출시 여타의 커피전문점들과 차별화하는 부분은 사이드메뉴다. 특히 매장에서 바리스타가 직접 만든 빵인 ‘프레즐’은 해외에서도 탐앤탐스를 상징하는 메뉴로 자리잡았다. 필리핀과 같이 외식문화가 발달한 나라에서는 식사대용으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탐앤탐스는 해외에서도 국내 매장에서와 같은 프레즐을 경험할 수 있도록 주요 원료를 국내에서 만들어 해외 매장에 보내고 있다. 김 상무는 “탐앤탐스의 정체성을 이루는 메뉴들의 경우 현지에서 원료를 조달할 경우, 맛이나 성상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 물류비를 들여서라도 국내에서 보낸다”며 “향후 현지 사업의 규모가 더 확장되면 로스팅 공장 등을 세울 계획도 갖고 있다”고 했다.

아직은 큰 성과를 냈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해외 진출에 공을 들인 8년이라는 시간은 탐앤탐스의 브랜드를 진출국의 현지인들에게 어느 정도 각인시킬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김 상무는 “그간 쌓아왔던 것들의 수확을 거둬들이는 시간이 다가왔다”며 “향후 커피가 아닌 다른 어떤 사업을 하더라도 ‘탐앤탐스’라는 브랜드만으로 해외시장에 내보일 수 있는 글로벌 브랜드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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