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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 거르면 안돼요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현대인의 일주일은 체력전이다. 바쁜 일과와 늦은 퇴근, 눈을 뜨자마자 길을 나서는 아침, 그리고 또다시 일과로 이어지는 사이클의 반복은 새삼스럽지도, 유별나지도 않다. 일상의 피곤함에 사람들이 가장 먼저 포기한 것은 ‘아침식사’다. 천금과도 바꾸지 않는다는 달콤한 아침 잠을 더 즐기는 대신 식탁에 앉아서 밤새 비어있던 뱃속을 채우는 일을 건너뛰기 시작했다.

당연했던 아침일과를 사람들은 ‘사치’라 부른다. 2013 국민건강영앙조사에 따르면 아침 식사를 거르는 사람은 전체 조사자의 22.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침 결식률은 청소년, 바쁜 직장인에게 더욱 높게 나타나는데 19세~29세 남성의 43%, 30세~49세 남성의 31%가 아침식사를 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민국 2040의 세 명 중 한 명이 아침식사를 먹지 않는 셈이다. 

[사진출처=123RF]

일에 쫓기는 삶에 대한 회의감은 여유로운 일상, 느린 삶에 대한 열망으로 나타났다. ‘아침식사’에 다시 관심이 쏠린 것은 이때부터다. 최근 몇년 새 ‘잘 먹고 즐겁게 살자’는 이른바 웰빙(well-being)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존재감이 사라졌던 아침식사가 다시 우리의 일상에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현대인의 일상과 가장 가까운 편의점은 ‘간편식은 몸에 좋지 않다’는 편견을 깨고 건강을 생각한 아침간편식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식품회사들도 영양을 가득 채운 가공식품을 내놓으며 아침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바쁘더라도 간단히 속을 채우는 일을 소홀하지 않는 것은 몸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다. 그럴듯한 한상 차림이 아니어도 잠깐의 시간투자로도 영양이 가득한 아침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것은 아침식사가 ‘사치’라는 생각을 버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아침에 대한 오해, 살 빼려면 아침을 굶어라?

“아침이라도 안 먹어야지”. 다이어트의 시작은 먹는 것을 줄이는 것이다. 사회생활을 하는 현대인들이 점심, 저녁식사를 쉽게 조절하기는 쉽잖다. 그래서 찾은 대안이 아침을 먹지 않는 것이다. 어차피 아침식사는 귀찮다. 하루 섭취하는 총 칼로리를 줄이기 위해서 가장 먼저 포기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아침식사인 셈이다. 아침식사를 거르는 것이 정말 살을 빼는데 도움이 될까. 여기에 대한 답은 ‘노(No)’다. 아침식사를 거르면 오히려 체중조절이 더욱 어려워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아침식사를 거르는 이들은 배고픔에 점심을 많이 섭취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오랜 공복 끝에 만난 식사에는 고열량의 음식을 고르게 될 가능성이 많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많은 양의 음식을 적은 횟수로 섭취하는 사람이 적은 양의 음식을 자주 먹는 이들보다 체중이 더 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출처=123RF]

활발한 두뇌활동을 위해서도 아침은 필수다. 혹자는 공복에 ‘정신이 맑아진다’는 경험담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사실 아침은 그날 하루 뇌활동을 위한 에너지 공급에 필수적이다.

서유현 서울대 교수는 ‘두뇌 건강에는 아침!’이라는 칼럼에서 “아침식사를 굶게 되면 에너지가 부족해져 활동을 대비한 우리 신체의 준비가 불충분해진다”며 “특히 포도당을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뇌 활동이 떨어져서 지적 활동이 둔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성장기의 어린이들에게도 아침식사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른들이 건강한 하루를 보내기 위해 아침식사가 필요한 것 이상으로 아이들에게는 아침식사가 중요하다. 성장기에 신체와 뇌의 발달을 위해서는 음식으로부터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받아야 한다. 아침을 거르는 것은 아이들이 최선의 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하는 셈이다. 아침 잠이 많거나, 아침을 먹기 싫어한다면 간단한 아침만으로도 장기적으로는 아이에게 충분한 영양공급이 가능하다. 우유에 탄 시리얼이나 주스 등이 여기에 해당되겠다. 어린이와 아침식사의 상관관계에 대한 재밌는 연구도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아침식사를 먹지 않는 아이들이 규칙적으로 아침식사를 하는 아이들에 비해 학교에 늦거나 결석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바쁜 와중에도 건강한 아침식사를 챙겨먹고 싶은 이들을 위한 ‘건강한 아침 식사 3대 원칙’도 있다. 첫번째는 3대 영양소 비율을 맞출 것. 탄수화물 60%, 단백질 20%, 지방 20%가 가장 적절하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단백질과 지방은 각각 동물성과 식물성을 반반씩 섭취할 것. 마지막으로 아침 식단에 채소를 꼭 넣어 각종 미네랄과 비타민, 식이섬유소를 추가로 섭취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건강하고 간편한 아침들이 나타났다

학창시절, 바쁘게 집을 나서는 와중에도 ‘딸의 아침’을 포기하지 않은 어머니가 내놓은 것은 곡물쉐이크다. 밥 먹고 뒤돌아서면 또 배고플 나이, 각종 곡물과 우유, 꿀을 넣어 쉐이커로 흔들어만든 곡물쉐이크 한 잔이면 점심까지 버티는 것은 문제도 아니었다. 쉐이크는 빠르고 간편하게 아침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만들기 쉽고 먹기 쉽다. 게다가 재료를 다양하게 변형하거나 조합할 수 있어 본인에게 맞는 영양식으로 ‘커스터마이즈(customize)’가 가능하다.

간편하고 건강한 아침을 위한 이들 사이에서 최근 몇년새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단백질 쉐이크다. 식물성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고 우유나 요거트, 과일 등으로 개인의 기호에 맞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단백질 쉐이크의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허벌라이프의 한끼 식사 대용식인 ‘포뮬라1 헬시밀 건강한 식사’가 있다. 에너지 필수 공급원인 단백질, 17가지 비타민과 미네랄, 식이섬유 등 풍부한 영양소를 제공한다. 또 해당 제품에 포함된 단백질은 정제된 콩을 사용한 분리 대두 단백질로 몸이 스스로 만들 수 없어 음식으로 밖에 섭취할 수 없는 필수 아미노산을 함유한다.

현대인의 바쁜 일상과 가장 밀접한 편의점들도 ‘간편식은 몸에 좋지 않다’는 편견을 깬 건강한 아침간편식을 내놓기 시작했다. 조리시간이 필요없고 간편하게 섭취가능한 데다가 먹는 이의 영양까지 고려한 제품들이다.

편의점 CU는 가공식품 구매 시에도 신선도, 영양성분 등 품질에 대해 꼼꼼히 따지는 소비자의 수요를 고려, 본죽과 손잡고 아침죽을 개발, 출시했다. 건강하고 가벼운 한 끼를 콘셉트로 선보인 전복버섯죽과 참치죽은 합성보존료 등 화학첨가물을 일절 넣지 않았고 미네랄 함량이 풍부한 국내산 천일염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전복버섯죽은 스테미너 음식인 전복과 함께 새송이버섯을 더했다. BGF리테일 건강식품팀 김정훈 팀장은 “아침대용식 시장이 크게 성장함에 따라 아침메뉴로 죽에 대한 수요 역시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건강과 미용에 관심이 많은 젊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저칼로리 프리미엄 냉장죽에 대한 인기가 높다”고 했다.

아침대용으로 많이 찾는 샌드위치도 진화 중이다. 편의점 GS25는 호밀을 이용한 ‘호밀햄 샌드위치’를 내놨다. 일반 식빵 대신에 로마병사들이 통밀과 호밀을 매일 900g씩 섭취한 것에 착안해 만든 미국의 통곡물전문 브랜드의 식빵 로만밀 식빵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패스트푸드의 상징이었던 햄버거도 건강식으로 재탄생했다. GS25가 최근에 내놓은 블랙비프버거가 그 주인공이다. 빵에 몸에 좋은 성분이 들어있는 오징어먹물을 넣어 풍미와 영양을 동시에 잡았다. 권오상 GS리테일 편의점 조리빵MD는 “예전에 비해 편의점 상품에 대한 고객들의 눈높이도 높아졌다”며 “높아진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웰빙 블랙푸드를 기획하게 됐으며 앞으로도 다양하고 색다른 편의점 먹거리 출시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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