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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노동의 종말과 노사정위원회의 과제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사물인터넷(IoT) 시대를 예언해 화제를 집중시키고 있는 미국의 제레미 리프킨이 ‘노동의 종말’을 발표한 것은 20년 전인 1995년이었다. 리프킨은 ‘육식의 종말’ ‘소유의 종말’ ‘공감의 시대’ ‘유러피언 드림’ 등 숱한 화제작으로 세계적 경제학자이자 미래학자로 자리를 굳혔다. 이젠 고전이 된 ‘노동의 종말’에서 그는 과학발전과 기업의 생산성 향상이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 현재와 미래를 생생하게 조명했다. 특히 기술발달과 생산성 향상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적게 일하고 여유를 즐기는’ 유토피아가 아니라 양극화와 사회문제가 폭발하는 디스토피아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때문에 발전의 이익을 공정하게 배분하는 새 패러다임과 공동체를 위한 사회적경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렇게 맺는다. “노동의 종말은 문명화에 사형선고를 내릴 수도 있고, 새로운 사회변혁과 인간정신의 재탄생의 신호일 수도 있다. 미래는 우리의 손에 달려 있다.”


‘고용 없는 성장’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한국에서도 좋은 일자리의 감소와 양극화는 가장 심각한 문제다. 노동개혁과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노동의 종말을 향해 폭주기관차처럼 질주하는 시대에 노동의 보호, 특히 취약한 근로조건의 비정규직 보호는 절실하다. 정규직 노동자나 자본의 이익만을 위한 노동정책은 리프킨이 예건한 암흑의 묵시록을 현실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대타협을 위한 노사정위원회가 노동계와 경영계의 양보 없는 대치 끝에 파국을 맞았지만,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노사정 협의는 계속돼야 한다. 리프킨의 말처럼 미래는 우리 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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