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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죄의 재구성] 왜 사체유기하면 시화호일까?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시화호에서 시신의 잘려진 사체들이 차례로 발견되면서 온 나라가 토막 살인의 공포에 휩싸여 있습니다.

일요일이었던 지난 5일 자정께 시화방조제 오이선착장 부근에서 처음으로 머리와 팔, 다리가 분리된 몸통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수색에 나선 경찰은 한 시민의 제보로 다음날인 6일 밤 10시께 서신의 머리를 추가로 찾게 됩니다.

또 다음날인 7일 수색 중 시신의 양쪽 손과 발이 담긴 검은색 비닐봉지를 찾게 되면서 시신의 신원 확인을 할 수 있게 됐죠.

범인은 살해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각 토막 부위를 최대한 멀리 떨어진 곳에 따로 유기했습니다.


시신의 몸통은 오이도 방향으로 3㎞가량 떨어진 곳에 버렸고, 머리는 대부도 방면 방조제 시작부 100m 지점 바다방향 바위틈에, 양손과 발은 이곳에서 대부도 방향으로 70m 정도 떨어진 곳에 숨겼습니다.

경찰은 시신의 손에서 지문을 채취한 결과 40대 중국 동포 여성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외국인 출입국기록을 조회한 결과 이 여성은 지난 2013년 8월 혼자 우리나라에 들어왔고, 입국신고서 가족사항엔 어머니와 남편이 있다고 기재했었습니다.

이 여성이 사용한 휴대전화는 같은 중국 동포인 남편의 명의로 돼 있는데, 그렇다면 남편도 국내에 있다는 말이 됩니다. 그러나 이 여성에 대한 미귀가 신고는 경찰에 접수된 바가 없어 경찰은 남편을 유력한 살인 용의자로 보고 소재를 추적했습니다.

결국 사건발생 3일 뒤인 8일 오전 시흥시 정왕동 한 공장 인근 길가에서 사체유기 피의자인 40대 중국 동포 남성이 붙잡혔고, 신원조회 결과 숨진 여성의 남편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중국 국적이긴 해도 우리들은 남편이 아내를 죽여 토막내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실 시화호는 각종 시신 유기의 단골 장소입니다. 작년 3월에도 시화호 매립공사 현장에서 한 남성의 시신이 발견됐고, 실종된 마흔 두살 남성의 머리 잘린 사체가 나타나기도 했죠.

또 지난 2008년에는 안양 초등학생 유괴·살인 사건의 피해자 우예슬 양의 시신 일부가 시화호 주변에서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시화호가 왜 시신유기의 1번지가 됐을까요. 일단 인적이 드물고 대규모 습지로 갈대와 수풀이 많기 때문입니다.

또 12㎞에 이르는 방조제엔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사실상 감시망에서 자유로운 수도권의 몇 안 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물흐름도 빨라 시신이 어디에서 유기돼 얼마만큼 떠내려 온 건지 경위를 파악하는 것도 쉽지 않고요.

그렇다면 굳이 시신에 토막을 내는 이유는 뭘까요. 보통 시체를 잔인하게 훼손하면 원한 관계로 보기 쉽습니다.

토막을 내거나 수십 군데를 찌르고 숨이 끊어진 뒤에도 총을 계속 난사하는 등의 경우라면 피해자에 대한 극도의 원한이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대부분의 경우는 시체 이동 및 유기를 용이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사람의 몸에서 생명이 떠나가면 자발적인 움직임이 없게 돼 살아있는 사람을 부축하거나 옮길 때보다 훨씬 더 무거움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죠.

또 땅을 파더라도 한 번에 시체 전구를 묻을 경우 유실된 토사에 의해 쉽게 들통날 수가 있어 유기 장소 분산을 위한 목적도 있습니다.

시화호는 지난 1990년대 경기 서남부 지역에 위치한 인공호수입니다.

1987년부터 6년 동안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물막이 공사를 진행한 끝에 조성됐고 위로는 인천, 옆으로는 시흥과 안산, 밑으론 화성에 둘러쌓여 있습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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