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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동 상권 바꾸는 마스크팩
요우커들 “쇼핑필수품”싹쓸이
전문숍만 1년새 10개 넘어서
국내시장 규모 올 4000억대
상품 차별화 등 경쟁도 치열



명동 유네스코길 초입에 들어서면 즐비한 화장품 브랜드숍들 사이로 낯선 가게들이 눈에 띈다. 바로 마스크팩 전문숍이다. 지하철 4호선 명동역에서부터 시작되는 메인거리도 마찬가지. 명동은 요우커((遊客ㆍ중국인 관광객)와 화장품을 빼고는 논할 수 없게 된 지 오래며, 화장품 중에서도 마스크팩은 요우커들의 쇼핑 필수품으로 통한다.

마스크팩이 명동 거리를 바꿔놓고 있다. 지난해 2월 첫선을 보인 뒤 1년여가 지난 지금 명동에는 10개가 넘는 마스크팩숍이 골목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K뷰티의 가장 뜨거운 현장이 바로 이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명동 골목마다 들어선 마스크팩 전문숍=명동에 마스크팩 전문 가게가 생긴 것은 지난해 2월이다. 요우커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간단하게 피부관리를 할 수 있는 마스크팩을 선호한다는 사실에 착안, 아예 마스크팩만 판매하는 가게도 승산이 있다고 본 것이다. 당시 명동4길에 1호점을 열었던 로얄스킨은 현재 명동에만 5호점까지 냈다.

마스크팩 전문숍은 이후 속속 문을 열어 현재 12개나 된다. 로얄스킨, 올마스크스토리가 명동에 각 5개 매장을 가지고 있고 마스크다이어리, 리더스 등이 있다. 마스크팩의 인기에 화장품 브랜드숍들도 점포 앞 매대에 마스크팩 상품을 빼놓지 않고 전시한다. 헬스&뷰티숍 올리브영에서 지난달 춘제 연휴 기간 중국인들이 많이 사간 제품도 10개 중에 6개가 마스크팩이었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땅인 명동월드점을 비롯해 브랜드숍 가운데 명동에 가장 많은 매장을 가진 네이처리퍼블릭의 경우도 중국인들이 수면팩으로 활용하는 ‘수딩 앤 모이스처 알로에베라 92% 수딩젤’ 등이 효자품목이다. 
더페이스샵의 캐릭터 마스크팩.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명동상권은 알로에 수딩젤과 마스크 시트의 판매율이 타 상권의 2배 이상”이라며 “수딩젤은 대용량으로 무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개를 한 번에 사가는 관광객이 많아 전용 가방에 담아 묶음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했다.

제주도를 콘셉트로 중국인들에 인기가 높은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숍 이니스프리는 제주의 원료가 활용된 ‘잇츠 리얼 스퀴즈 마스크 그린티’가 시트 마스트팩 제품 중 가장 인기가 높다.

화장품 업계가 마스크팩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중국 시장에서 마스크팩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화장품 품목으로 지난해 중국 시장의 마스크팩 판매규모는 전년대비 25% 증가한 250억 위안(4조5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국내 판매는 물론 현지 진출까지 고려하면, 한국을 찾은 중국인들에게 눈도장을 찍는 것이 그만큼 중요해진 것이다.

▶마스크팩, 어디까지 써봤니=요우커 덕에 국내 마스크팩 시장 규모는 올해 40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업체들의 경쟁도 뜨거워지는 중이다.

LG생활건강은 마스크팩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올해 2월 마스크팩 전용 브랜드 ‘디어패커’를 출시했다. LG생활건강의 브랜드숍 더페이스샵은 2011년 이후 4년간 마스크시트 누적 판매량이 1억장에 달한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정부가 선정하는 ‘세계일류상품’에 꼽힌 ‘라네즈 워터슬리핑팩’을 업그레이드해 ‘라네즈 워터슬리핑마스크’로 지난달 새롭게 출시했다.

라네즈 워터슬리핑팩은 2013년도 연간 기준으로 360만개 이상 판매됐으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률은 92%에 이르는 히트상품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상품 차별화를 위한 노력도 한창이다. 명동에는 화장품 매장이 올해 1월 기준 134곳이나 된다. 거리를 점령한 이들 매장에서 돋보이기 위해서는 히트상품을 만드는 것이 필수.

이에 피부에 좋은 성분을 넣는 것은 기본이고, SNP화장품, 더페이스샵은 동물 캐릭터 마스크로 팩하는 재미까지 주는 상품을 내놨다. 얼굴 전체, 눈가, 입술 등 얼굴 부위를 세분화한 것 뿐만 아니라 보디 부위별 제품도 날로 다양해지는 추세다.

마스크팩 전문숍에는 가슴, 복부, 엉덩이, 다리 등 몸에 붙이는 팩 제품이 고루 사랑받고 있다. 요우커를 겨냥해 전신을 다 붙일 수 있는 150장짜리 마스크팩 기획세트상품이 선보였을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마스크팩 시장은 대기업 뿐만 아니라 경쟁력을 갖춘 전문 중소업체도 많지만, 최근 히트상품을 서로 베끼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어 우려된다”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로컬브랜드와의 경쟁까지 대비하려면 차별화에 힘쓰는 것이 더욱 중요한 시기다”고 했다.

오연주 기자/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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