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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팝콘정치] 중이 제 머리 깎을수 있을까?
“중이 제 머리를 깎을 수 있을까?” 지난 2일 새누리당 의원총회를 지켜본 이들의 의구심 섞인 반응이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 등 혁신안을 의제로 삼아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리진 못했다.

‘아래로부터의 공천’이라는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 취지엔 공감대를 이뤘지만 방법과 효과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다. 19명의 의총 발언자 대다수는 오픈 프라이머리 단독 시행 시 역선택 가능성 등 부작용을 지적했다.

이노근 의원은 “오픈 프라이머리는 동원 능력이 있는 사람이 이기는 돈 선거”라며 “비용 부담을 누가 할 것이며, 역선택 위험은 어떻게 방지할 것이냐”며 반대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용남 의원은 의총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역의원에게 절대 유리한 제도”라며 “미국의 경우 현역의원 교체율이 10% 초반대”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원들에게 기쁜 소식이겠지만 국민들도 그것을 혁신으로 받아들이실 것이냐”며 “인위적 물갈이를 막는 제도지만 개혁 공천이 불가능해지는 제도”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박민식 의원은 오픈 프라이머리뿐 아니라 석패율제 도입에도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박 의원은 의총 뒤 기자들과 만나 “(석패율제는) 족보에도 없는 제도다. 민주주의는 국민이 자기 손으로 대표를 뽑는 것인데 석패율은 권력자가 떨어진 후보를 다시 구원해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픈 프라이머리에 대해서도 “방향성은 맞지만 현역 의원들의 기득권 챙기기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높다”면서 “투명한 비례의원 선정 방식 등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무성 대표의 혁신 의지는 완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마무리 발언에서 별도 의총을 열고 혁신안을 추인해 오픈 프라이머리를 여당 단독으로라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문수 혁신위원장 역시 의총 모두 발언에서 “만약 야당이 국민공천제를 받아들이지 않을 때는 새누리당이 단독으로라도 반드시 국민공천제를 실현해야 한다”며 ‘혁신 의지’를 강조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의 한 초선 의원은 “오픈 프라이머리를 도입할 경우 결과적으로 부작용이 예상되는데 ‘혁신 의지’만 앞세우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비록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비판을 받더라도 신중히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에 실제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이번만큼은 다르다’며 단독으로라도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을 추진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김기훈 기자/kih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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