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서울 모터쇼에서는 그동안 화려하게 부스를 장식했던 레이싱 모델들이 대체적으로 심플하고 고급스러워졌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모터쇼의 ‘꽃’이 모델이 아닌 차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올해 모터쇼 도우미의 의상 코드는 ‘블랙 앤 화이트’로 모아졌다. 기아차와 한국지엠, 르노삼성 등 국내 완성차 업체는 물론 BMW, 메르세데스-벤츠, 링컨, 캐딜락 등 수입차 업체들도 흰색과 검은색 의상이 주를 이뤘다.
‘블랙 앤 화이트’로 차분함을 강조한 2015서울모터쇼 도우미들. 왼쪽부터 쉐보레, 기아차, BMW, 폴크스바겐. |
신형 K5를 공개한 기아차는 블랙 가죽 의상을 입은 레이싱 모델을 앞세웠다. 부스 전체적으로는 흰색 원피스 레이싱걸들로 차분함을 강조했다. 어깨선을 살짝 드러내는 정도의 노출을 보였을 뿐 반소매에 스커트 길이도 무릎을 살짝 올라오는데 그쳤다. 현대차도 흰색 원피스에 블루톤 허리라인으로 깔끔함을 강조했다.
기아차 ‘신형 K5’ 모델 |
쉐보레는 세계 최초 차세대 스파크를 공개했지만 연둣빛 스파크 옆에는 흰색 상의에 검은색 반바지 차림의 레이싱모델이 섰다.
쉐보레 ‘스파크’ 모델 |
메르세데스-벤츠는 최상급의 ‘마이바흐 S클래스’를 최초로 공개하면서 목선부터 무릎 아래까지 우아하게 감싸는 화이트 드레스를 입은 레이싱 모델로 품격을 높였다.
BMW ‘650i 컨버터블’ 모델 |
미국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과 링컨도 홀터넥(끈을 목뒤로 묶는 여성복)으로 된 검은색과 흰색 의상을 선보였다.
메르세데스-벤츠 ‘마이바흐 S클래스’ 모델 |
레이싱모델을 아예 기용하지 않은 업체도 있다. BMW는 레이싱모델 자리를 소수의 패션모델로 채우고 34명의 전문 차량 안내 직원을 배치했다. 프로덕트 지니어스(Product Genius)로 불리는 이들은 BMW 차량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전시차량 바로 옆에서 관람객들에 정보를 전달해준다. BMW 관계자는 “지난해 공채로 뽑은 PG 60여명이 전국 전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이들 중 30여명을 서울모터쇼에 투입해 단순히 보는 차가 아니라 BMW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컨셉트카 ‘엔듀로’ 모델 |
한 레이싱걸은 “역대 쇼에 비하면 많이 차분해진 것이 사실”이라며 “모델이 주가 아니라 자동차가 주인공이라는 인식이 강해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자동차를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해 디자인이 좀 더 심플하고 모던하게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링컨 ‘MKX’ 모델 |
여기에는 서울모터쇼 조직위원회의 권고도 한몫한 것으로 평가된다. 개막전 조직위는 각 참가업체에 레이싱모델 배치 시 과도한 의상 착용을 지양해달라고 공문을 발송했다. 일각에서는 가족단위 관람객이 많은데 아이들 보여주기에 민망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모델 |
그러나 모든 업체가 점잖은 것은 아니다. 포르쉐와 렉서스, 닛산 등 일부 업체 모델들은 다소 파격적인 의상을 선보였다. 속이 비치는 시스루나 초미니 스커트, 몸매를 드러내는 상의 등을 착용했다.
포르쉐 모델 |
한 업체 관계자는 “모델 의상은 차량 컨셉트에 따라 좌우된다”며 “럭셔리카나 세단의 경우는 차분한 스타일이 많지만, 수퍼카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역동적이고 개성있는 차들은 흥분되고 두근거리는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도우미 컨셉트도 화려함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렉서스 모델 [사진=박해묵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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