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검색엔진 바이두에 ‘보아오(博鰲)’를 입력하니 위와 같은 뜻이라고 나옵니다. 보아오는 26일부터 중국 하이난(海南)에서 14년 째 열리고 있는 아시아포럼 연차총회 개최지 이름입니다. 이곳은 어업으로 먹고살던 작은 마을이었습니다. 그러던 2000년대 초, 이 포럼을 사실상 영구 유치하면서 몰라보게 변했는데요. 더 이상 어촌이 아닙니다.
하지만, 보아오는 이제 또 다른 의미를 지닌 장(場)이 됐습니다. 이곳엔 내로라 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들이 매년 총출동하고 있죠. 이들 몸값만 봐도 ‘어다어비’란 보아오의 의미가 묘하게 들어맞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출처=게티이미지] |
그럼 2015년, 이 크고 튼실한 비즈니스 어장(?)은 누가 쥐고 있을까요. 이름값이나 영향력으로 볼 때 28일 기조연설을 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 비길 인물은 없어보입니다. 시 주석과 만나게 될 포럼 참석자 면면은 어떨까요. 슈퍼리치급 경제계 리더들을 모아봤습니다.
▶IT부호부터 러시아 신흥재벌까지…‘몸값’도 어마어마=보아오포럼 참석자 명단을 살펴봤습니다. 비즈니스분야 인사가 159명으로 제일 많았는데요. 이 가운데 해외기업 참석자는 81명. 중국 기업가보다 더 많습니다.
이들 해외 참석자 상당수가 미국ㆍ유럽 출신입니다. 보아오포럼이 단순히 다보스포럼 ‘짝퉁’이 아니라 적어도 외형상으론 ‘세계’ 경제포럼이란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죠.
해외기업 참석자들 직위는 단순히 해당업체 중국지역 책임자가 아닙니다. 소위 월급쟁이 사장인 최고경영자(CEO)급은 시쳇말로 ‘발에 밟힐 정도로’ 많습니다. 창업자나 회장들 중 거물급도 꽤 됩니다. 우리가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글로벌 부호나 주요 기업 대표들의 보유자산, 즉 ‘몸값‘을 따져보니 확인된 액수만 총 1243억달러네요. 우리 돈 137조 4380억원이 좀 넘습니다.
빌게이츠 MS 회장 [출처=보아오포럼 공식홈페이지] |
대표인물은 여러분도 잘 아시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회장입니다. 그는 2014년에 이어 올해도 세계 최대부호 자리에 올랐는데요. 포브스가 25일(현지시간) 집계한 그의 순자산은 784억달러입니다.
엘론 머스크 스페이스엑스 창립자 [출처=게티이미지] |
세계적인 전기차 업체 테슬라모터스와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엑스 창립자 엘론 머스크도 이번 포럼을 방문했습니다. 그의 몸값은 117억달러입니다.
그럼 보아오포럼엔 IT거부들만 있을까요.
스테판 슈워츠먼 블랙스톤 창업자 [출처=게티이미지] |
글로벌 기업의 돈줄을 쥔 투자기업 블랙스톤의 스테판 슈워츠만 창업자(순자산 121억달러)도 참석자 명단에 있습니다. 이뿐 아닙니다. 글로벌 곡물메이저 카길(Cargill)의 폴 콘웨이 부회장도 있습니다.
유스프 알 벤얀 사빅 부회장 |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화학업체 사빅(SABIC)의 유스프 알 벤얀 부회장도 보아오포럼을 찾았습니다. 사빅은 석유화학업계의 글로벌 강자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이 좋은 석유화학기업으로 유명합니다. 2013년 기준 영업이익 128억달러로 업계 1위를 찍었습니다. 시가총액도 1032억달러로 글로벌 최대규모입니다.
알리세르 우스마노프 USM홀딩스 창업자[출처=게티이미지] |
보아오 포럼엔 러시아 갑부도 참석했는데요. 알리세르 우스마노프 USM홀딩스 창업자입니다. 현재 그의 순자산은 124억달러로 현지 3대 부호입니다. 우스마노프는 대표적인 ‘올리가르히(Oligarch)’로 불립니다. 이들은 석유ㆍ가스 등 에너지 자원과 지하자원 관련 국영기업의 민영화를 노려 이를 헐값에 사들이거나 투자해 막대한 부를 축적했습니다. 일종의 신흥재벌들이죠. 최근 올리가르히들의 투자영역은 IT 등으로 다양해진 추세입니다. 우스마노프는 중국 알리바바에 투자해 수익률 500%를 찍은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시진핑 보러 달려간 중국 부호들=이번 포럼 참석자명단엔 중국 기업가 78명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리옌훙 바이두 회장 [출처=게티이미지] |
보유 자산 기준으로 가장 눈에 띄는 건 리옌훙(李彦宏)바이두 회장입니다. 180억달러를 갖고 있죠.
26일 서울에서 전자상거래 관련 세미나를 개최한 류창둥(劉强東) JD닷컴 회장도 참석자 명단에 있습니다. 그는 지난 1년 간 자산 347%를 불리며(현 보유자산 67억달러) 가장 재산이 많이 늘어난 대륙 부자가 됐습니다.
아울러 중공업 분야 참석 인사도 주목할 만 한데요. 중국 대표 건설기계업체 산이그룹(三一集團)의 샹원보(向文波ㆍ53)총재입니다. 산이그룹은 시진핑 정권이 추진 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실크로드 경제벨트와 21세기 해상실크로드)구상의 가장 큰 수혜자 중 한 곳이 될 전망입니다. 철로 등 인프라 건설은 이 프로젝트의 핵심분야이기 때문이죠.
샹원보 산이그룹 총재 |
이 뿐 아닙니다. 한국의 동양생명을 인수하고 대주주 신청까지 마친 안방보험(安邦保險)의 우샤오후이(吳小暉ㆍ49)회장도 이번 포럼을 찾습니다. 대형 국책프로젝트엔 보험사 역할도 중요합니다. 한편 우 회장은 덩샤오핑(鄧小平)의 외손녀사위로도 알려졌습니다. 그의 정치적 배경이 얼마나 잘 활용될지도 관심입니다.
우샤오후이 안방보험 회장 |
참가자 기준 역대 최대규모를 찍었다는 보아오포럼. 시진핑 주석의 참석은 이번이 세번째입니다. 이를 두고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중국이 보아오포럼을 중시하고 있음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평했습니다. 3월 말, 세계 경제계의 눈이 시 주석의 ‘황금어장’으로 향하는 이유입니다.
보아오포럼 회의장 [출처=바이두백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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