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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푸드 프런티어]‘한국의 맛 치킨’세계 사로잡다
‘한국의 맛 치킨’세계 사로잡다
‘별그대’후 상하이점 매출 3배급증
2012년부터 中 등 해외진출 박차
한국의 맛 담긴 소스로 메뉴개발
美 NBC서 소개 국제적 인정받아
매장수 늘리기보다 질적성장 추구



음식 천국이라 불리는 중국에서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식재료는 돼지고기다. 한해 5억마리에 육박하는 돼지 수요를 감당하느라 환경 파괴 우려까지 나올 지경이다. 그런 중국인들의 입맛이 말 한마디로 바뀌고 있다. 지난해 방영된 한국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이 뱉은 “눈 오는 날엔 치맥인데”라는 대사다. 치킨을 먹을 때 주로 콜라와 마시던 중국인들에게 맥주와 함께하는 ‘치맥’ 문화는 새로운 트렌드로 급부상한 것이다.

드라마 방영 직후 교촌치킨 상하이 1호점인 즈텅루점은 1~2시간 대기하는 줄이 늘어서는 진풍경이 연출되며 매출이 3배 이상 급증하기도 했다. 매장 오픈 초기에는 중국인과 한국인의 비율이 비슷했지만, 현재는 9:1로 중국인 고객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시장의 치맥 열풍은 가히 놀라울 정도다. 국내 치킨업계 선두주자로 자리잡은 교촌치킨은 지난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오픈한 말레이시아 1호점(원우타마)은 1년 사이 60% 가까운 매출 증가를 이루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고, 올해 2월 필리핀 3호점(그린힐스 쇼핑몰)을 문 열 때는 1만명의 군중이 몰려들었다.

해외진출을 본격화한 지 올해로 3년째를 맞는 교촌치킨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해가고 있는 비결은 한국적인 맛과 현지화된 메뉴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간장, 고추, 꿀 등 국내산 재료로 살린 한국의 맛으로 전세계 사로잡아=1991년 구미에서 10평 남짓한 ‘교촌통닭’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교촌치킨이 해외시장까지 공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우리 입맛에 맞춘 메뉴’에 있다. 치킨이 후라이드와 양념 두 가지 맛으로 대표되었던 시절, 교촌은 보편적인 치킨에 간장소스를 도입해 색다르지만 익숙한 맛을 선보였다. 우연히 재래시장에서 맛 본 간장소스에서 착안한 이 소스는 시대에 맞게 끈적함이 덜하고 맛이 깔끔한 교촌치킨을 대표하는 소스로 탈바꿈하며 국내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더불어 후라이드 치킨에 길들여져 있던 외국인들에게도 교촌의 마늘간장맛이 나는 ‘교촌시리즈’는 획기적이었다. 교촌시리즈는 미국 NBC 방송에서 ‘뉴욕 베스트 윙 3’에 소개될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의 입맛을 겨냥한 교촌의 맛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음을 단편적으로 보여줬다.

또 교촌은 ‘한국의 맛으로 글로벌 브랜드가 된다’는 경영방침을 기본으로 맛의 현지화가 아닌 메뉴 구성을 현지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치킨을 별미나 간식처럼 즐기는 것과 달리, 해외에서는 식사로 즐기는 등 나라별로 다른 식문화를 반영해 치킨조각, 라이스 등의 메뉴를 구성하는 식이다. 

대표적으로 인도네시아인들이 즐겨먹는 사떼(닭꼬치)를 응용한 ‘사떼라이스’, 중국의 ‘그릴치킨’ 등이 바로 이러한 특성을 반영한 현지화 메뉴다.

▶해외 진출은 느리더라도 완벽함을 추구=하지만 해외진출 작업이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교촌치킨은 이미 2006년 미국에 직영매장을 오픈하며 해외시장 공략을 시작했지만, 미국 현지법인은 해마다 수십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업계에서는 높은 초기 투자비용과 메뉴 현지화 실패가 미국시장 실패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교촌치킨은 지난해 해외사업 경험이 많은 전문경영인으로 표주영 신임사장 사장을 영입했는데, 미국에서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현재 교촌은 몇 년 안에 몇 개의 매장을 개설하겠다는 목표보다는 단 1개의 매장이라도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해외진출에 임하고 있다. 출점 속도가 더뎌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질적 성장이 먼저라는 것이다. 필리핀 매장 개발 계획을 협의할 당시 파트너사가 공격적인 매장 확장을 원했음에도, 직영점을 최소 몇 개 이상 오픈하거나 초기 3호점까지는 본사의 승인없이 입점이 불가능하도록 계약에 포함한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교촌은 현재 홍콩에 아시아지역 총괄본부를 합작회사 형식으로 설립하는 것을 추진 중인데, 앞으로는 여기서 싱가포르와 홍콩, 마카오, 중국 광동성 등에 대한 경영을 관장할 계획이다. 진상범 해외사업부문 팀장은 “올해는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기존에 진입한 국가의 추가적인 매장 오픈 외에도 홍콩, 일본 등 새로운 국가에도 진출할 계획”이라며 “중국과 동남아 시장에서 확실한 성공모델을 먼저 만들어 낸 다음 이를 확산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진 팀장은 “해외진출에 있어서는 국내와 마찬가지로 양적인 확장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며 단순히 매장 늘리기에 연연하기보다는 단 하나의 매장이라도 완벽하게 성공시키며 질적인 성장을 통해 전세계에 우리의 맛을 전파하는 전도사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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