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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성공단 입주기업, 2년전 ‘4월의 악몽’ 재연될까?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인상을 둘러싸고 남북 당국간 긴장감이 감돌자 공단 입주 기업인들은 2년 전 폐쇄 위기로 막대한 피해를 봤던 ‘4월의 악몽’이 재연될까 우려하고 있다.

2013년 4월 초 북측이 일방적으로 개성공단의 통행을 제한하고 북한 근로자를 철수하면서 130일 넘게 조업이 중단되는 바람에 입주기업의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납품할 제품이 없어 판매처를 잃어버릴 위기에 처하기도 했고,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70%를 차지하는 섬유ㆍ봉제업체는 봄 상품의 판매시기를 놓쳐 어렵게 생산한 제품을 고스란히 비용으로 떠안아야 했다.


이로 인해 당시 입주기업이 정부에 신고한 피해액은 1조566억원, 통일부가 확인한 피해액만도 7000억원에 이른다.

17일 한 입주기업 관계자는 “2년 전 사태가 다시 온다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고 그렇게 생각하는 입주기업도 없다”며 “다만 조업중단 사태를 우려하는 원청기업이 많아 거래가 끊길까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이 관계자는 “개성공단 기업의 85%가 주문자상표 부착방식(OEM)으로 생산하는 하청기업”이라며 “남북 당국이 개성공단의 조업중단 사태 재발방지를 확약하지 않는 이상 원청기업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다른 입주기업 관계자도 “요즘은 기업들이 초도 물량으로 먼저 시장의 반응을 살핀 뒤 재생산에 들어가는 ‘반응생산’을 하는데, 지금이 원청기업의 재생산 주문이 들어올 시기이나 남북관계 긴장으로 아직 받지 못했다”며 “2년 전 사태가 재발할까 밤잠도 못 이룬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입주기업인은 “북측이 노동규약을 일방적으로 개정하는 등 강하게 나오니 우리 정부가 강하게 나가는 것을 이해 못할 것은 아니지만 기업인 입장에서는 남북 당국이 테이블에 앉아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 20여명은 오는 18일 개성공단으로 건너가 북측 담당자를 만나 임금인상 수용불가 등의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희건 개성공단기업협회 수석부회장은 “누구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기업인의 간절한 마음을 전달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북측은 작년 11월 최저임금 인상 상한선 폐지 등 개성공업지구 노동규정 13개 조항을 일방적으로 개정했으며, 지난달에는 월 최저임금을 70.35달러에서 74달러로 인상하겠다고 통보해 왔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히며 임금 문제 등을 논의할 공동위원회를 열자고 제안했지만 북한은 응하지 않고 있다.

현재 개성공단에는 기업 124곳과 영업소 91곳이 운영 중이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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