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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의 猫약] 너무 우는 소망이, 혹시 분리불안증세?
[HOOC=정찬수 기자] 소망이가 길냥이 출신이라서 그럴까요? 소망이는 사람 손을 지나치게 갈망하고 새끼냥이의 목소리로 온종일 웁니다. 충성도를 보여주려는지 사료를 주는 대로 다 먹어치우기도 합니다. 주말이면 아침부터 밤까지 계속 따라다니며 울고 먹고 비비고 난리입니다. 자신에게 관심이 집중돼 있지 않다면 바로 달려와 사랑을 달라고 앙탈을 부리죠.

다리가 모아지지 않을 정도로 살이 붙은 건 당연합니다. 끊임없이 먹는 탓에 비만이 됐습니다. 덩치는 산만 하지만 목소리는 어립니다. “매에~” 혀를 입 안쪽에서 모아 일부러 새끼냥이 소리를 내죠. 간혹 청소기를 돌리거나 현관문을 열어 놓으면 “우엉”하고 굵은 사내 목소리를 냅니다. 결국 새끼냥이 소리는 소망이의 특급 연기인 셈입니다. 여전히 자기가 어리다고, 새끼라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사랑이에게 지능적으로 괴롭힘을 당하면 어딘가에 숨어서 나오지도 않죠. ‘덩치가 아깝다’는 말이 소망이에게 딱 맞습니다.

소망이의 ‘집착’입니다. 한 동물병원 수의사는 소망이에 대해 “분리불안 증세일 수 있다”며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더 심해질 수 있으니, 사랑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누군가에게 구출됐지만 사랑이에게 시달림을 받고 또 버려질지 모른다는 공포에 시달렸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반려인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붙어 있고 싶었겠죠. 혼자 있게 되는 것은 소망이에겐 어떤 무엇보다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을 겁니다. 되레 기자는 소망이의 집착보다 다른 아픈 곳이 없다는 것에 안심이 들기도 했죠.

분리불안 증세는 소망이 행동 그대로입니다. 아침부터 문을 긁어대며 시끄럽게 웁니다. 밥 달라고 ‘냐옹’ 화장실 간다고 ‘냐옹’ 안아달라고 ‘냐옹’, 쉴 틈 없이 반려인에게 말을 걸고 사랑을 원합니다. 독립적이고 자아가 강한 동물로 알려져 있지만, 심리적인 상처를 안고 있는 고양이라면 이처럼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합니다. 분리불안증세를 안고 있는 일부 고양이들은 배변을 못 가리거나 과도한 스크래칭ㆍ그루밍으로 자신의 신체에 상처를 내기도 합니다. 길고양이 출신, 특히 누군가가 기르다가 버림을 받은 고양이라면 그 증세가 더욱 심하다고 하죠.


적당한 사랑과 무관심이 해결의 열쇠입니다. 무료함은 집착을 낳습니다. 소망이도 심심해서 더 반려인에게 비빈겁니다. 전문가들은 분리불안 증세를 완화하기 위해서 고양이 스스로 놀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새로운 장난감을 타워 근처에 매달아 주거나, 낚싯줄을 이용해 놀아주고 간식으로 보상하는 것이 첫 번째. 집을 오래 비워둔다면 고양이 타워를 창가에 배치하고 밖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합니다. 지나가는 자동차, 사람 소리, 새 등 고양이에게 모든 것이 말을 걸 수 있도록 말이죠.

함께 지낼 수 있는 고양이가 있다면 좋지만, 이 부분은 신중한 결정이 필요합니다. 사랑이와 소망이만 보더라도 절대 친해지지 않는 성격이 존재하니까요. 온라인 커뮤니티의 집사들도 입양은 신중한 결정과 시간이 필요한 문제라며, 꼭 입양 전에 적응시간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형제가 없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권합니다. 바로 TV나 음악 같은 일상의 콘텐츠를 이용하는 것이죠. 소망이도 TV에 앉아 오랫동안 시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놀아주지 않는 사랑이를 탓하기보다 차라리 TV를 즐기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 걸수도 있죠.

마지막으로 적당한 무관심은 반려인에게 꼭 필요합니다. 애타게 사랑을 표현하는 고양이에게 즉각적인 반응이 아닌 시차를 두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귀가 후 안아달라는 녀석을 모른 척하다가 나중에 관심을 표하는 거죠. 고양이가 안 쓰러워 안고 지낸다면, 혼자 남겨졌을 때 더 큰 외로움과 공포를 안겨줄지도 모릅니다. 집에 있거나 없거나 고양이가 심리적으로 같은 상태가 될 수 있도록 적당한 거리 두기를 유지해야 합니다. ‘오냐오냐’ 할수록 반려인이 더 힘들어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죠.

소망이는 여전히 홀로서기 중입니다. 기자와 아내는 이따금 ‘사랑이가 죽으면 소망이가 많이 힘들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만큼 외로움이 심하니까요. 그래서 더 강하게 키우려고 훈련 중입니다. 무관심과 관심의 균형감, 적당한 지적과 놀이로 말이죠. 하지만 언제 굳센 사내 녀석이 될 수 있을까요?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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