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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 집사의 냥톡] 고양이 지능, 침팬지 다음이라고?
[HOOC=정찬수 기자] 고양이 지능은 수수께끼입니다. 온라인에서는 ‘침팬지 다음으로 고양이의 지능이 높다’는 추측이 등장하기도 하고, 애완동물의 지능 테스트가 개에 치중돼 정확한 고양이 지능을 알 수 없다는 이야기도 제기됩니다. 과연 고양이는 집사들의 기대만큼, 또 개보다 똑똑할까요?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것이 다수설입니다.

▶뇌가 작아 슬픈 동물?=일단 뇌의 크기를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일각에서는 고양이의 뇌가 개보다 작아 지능도 떨어지리란 추측도 내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양이와 개의 종은 다양하며, 뇌의 크기는 규정할 수 없을 정도로 제각각이죠. 일부 종을 콕 집어 똑똑하다고 규정지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지능은 지극히 개인차가 큰 영역입니다. 정확하게 측정하기도 어렵죠. 전문가들은 “뇌의 크기가 지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아니다”라며 “남성이 여성보다 뇌의 크기가 약간 크지만, 지능이 높다고 말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입을 모읍니다. 뇌의 크기가 매우 작은 아프리카 앵무새들조차 10개 이상 단어를 암기할 수 있으니 말이죠. 고양이의 대뇌 피질엔 개의 두 배에 해당하는 신경 세포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작은 크기의 뇌가 지능 수준을 판단하는 요소로 작용하기엔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일반적으로 개는 사람의 명령을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동물이지만, 고양이는 사람의 행동을 따라 하는 주도적인 성향이 강한 동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대한 반론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죠. 고양이는 기본적으로 독자적인 생존 본능과 호기심이 앞서는 동물입니다. 가까운 동물이나 사람의 행동패턴을 관찰하고 스스로 문제 해결 방법을 찾습니다. 출생 이후 빠른 적응훈련을 거치며 학습능력은 더욱 향상됩니다. 따라서 명령보다 고양이가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제재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혼자라서 더 똑똑하다?=영국 옥스퍼드 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친화적이고 사회적인 동물인 개가 고양이보다 뇌를 더욱 많이 사용한다고 합니다. 개가 높은 충성도를 바탕으로 유기적으로 반응하는 반면, 고양이는 이와 반대로 상호 작용을 하는 것보다 혼자만의 시간을 추구한다는 분석이죠. 미국 포드햄 대학의 메리 블라이 교수는 “개는 부르면 오지만 고양이는 자신이 말을 건네고 싶을 때 온다”며 “고독을 즐기는 특성이 고양이의 독립적인 자아를 형성하는 토대”라고 설명했습니다. 


일부 해외 의료진들은 언어 이해도와 기억 처리 속도 등을 고양이에게 테스트하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2살짜리 아이의 지능 수준을 가졌다고 분석됐죠. 하지만 사람에게 맞춰진 테스트의 성격상 신뢰성은 낮았습니다. 본능에 충실한 행동양식 속에서 사람이 의도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내리지 않는 고양이의 특성이 정확도를 더 떨어뜨렸죠. 직면한 문제에 현명하게 접근하지만, 관심을 끌 만한 요소가 주위에 생기면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현상도 관찰됐습니다. 물론 집중력은 지능과 관련된 척도는 아닙니다. 정확한 지능 측정이 어렵다는 대목이죠.

▶지능보다 이해하기=영국 고양이 전문 사이트 메시비스트(Messybeast)의 운영자 사라 하트웰은 “고양이에게 절대 감각은 없으며, 다양한 환경적 요인과 단서들로 순간마다 자기중심적으로 결정한다”며 “단독 행동에서 협조적인 성향으로 바꾸게 하기 위해선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이쯤 되면 고양이 지능에 대한 의미가 퇴색됩니다. 충분히 똑똑하지만,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가능성의 존재라는 의미죠. 지능을 궁금해 하기 전에 특성을 이해하고 곁은 내주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독단적인 행동 패턴으로 지능 논란의 실마리는 풀리기 어렵습니다. 미국 수의학 협회에 따르면 고양이를 키우는 반려인이 개를 키우는 반려인보다 비교육적이라고 밝혔습니다. 비관적인 의미가 아닙니다. 고양이의 지능을 정확히 확인할 방법이 없는 데다 학습에 따른 교정이 불분명하다는 뜻이죠.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 대학 연구진은 “반려인이 키우던 개의 경우 야생에서 필요한 문제 해결 능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며 고양이가 생존에 있어서 확실한 우위를 점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야생성에 무게를 둔다면 더 나을 수도 있지만, 반려인과 공생의 관계에선 부족함이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집사에겐 지능보다 이해하려는 덕목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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