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9일 광주서 새정치 탈당 및 4월 광주 보선 출마선언
-새정치연합 향해 “소수 기득권에 휘둘린 정당…계파 패권주의 정치만 반복”
-“호남정치가 야권 변화 및 정권교체의 근간…합리적 진보 세력과 규합”
-개혁세력 상징 ‘천ㆍ신ㆍ정’ 사실상 해체…홀로 남은 신기남 “딱하다”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천정배<사진> 전 법무부장관이 9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4월 광주서을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천 전 장관은 이날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새정치연합은 소수 기득권 세력에 휘둘리는 정당으로 전락했다”며 새정치연합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또한 야권의 정치개혁 근간을 호남정치로 규정하며 “호남정치를 바로세워 한국정치의 새판을 짜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천 전 장관은 9일 오전 11시께 광주서부농수산물 도매시장 청과물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월 광주 보선에 시민후보로 출마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천 정 장관은 “양극화 문제가 심화되고 국민 고통이 계속되고 있는데 야당이 지금과 같아선 안된다”며 “야권이 수권능력을 갖춰야 한다. 호남정치부터 바뀌어야 전체 야권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천 전 장관은 새정치민주연합을 향해 “언젠가부터 당을 비전을 상실하고 소수 기득권 세력에 휘둘리는 정당으로 전락했다”며 “그 중심에는 계파 패거리 기득권 정치가 있다. 반성, 쇄신도 없이 계파 패권주의 정치만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호남정치를 야권 변화 및 정권교체의 근간으로 제시하며 “호남에서 새정치연합의 독점구조를 깨뜨리겠다. 기득권에 안주해 무기력해진 호남정치를 바로세워 한국 정치의 새판을 짜겠다”고 주장했다.
국민모임 등 다른 진보 세력과의 연대에 대해서는 “뜻을 함께하는 온건하고 합리적인 진보세력과 양심적 인사들을 망라해서광범위한 세력을 규합하겠다”라고 답했지만 구체적인 연대 세력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새정치연합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을 창당한 주도 세력이자 원내대표까지 역임한 천 전 장관이 결국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4월 보선을 앞둔 새정치연합은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003년 민주당 해체를 주장하며 열린우리당 창당의 주역으로 나섰고 이후 당내 강경 개혁 세력의 상징으로 자리매김 해온 ‘천신정(천정배ㆍ신기남ㆍ정동영)’ 그룹이 천 전장관과 정동영 전 상임고문의 탈당으로 사실상 해체된 것도 야당에게는 큰 손실이다.
신기남 의원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개혁동지 천정배가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하고 문재인 대표는 당에 남아 경선에 참여해달라고 권유했다고 한다. 아마 합일점을 찾지 못할 것이다. 천 전 장관이 지역구 경선 구조에 뛰어들 수 있겠는가? 당도 경선 이외 조건을 제시하지 못할 형편이니 딱하다”며 복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새정치연합 주승용 최고위원도 9일 오전 최고위 회의에서 “(천 전 장관이) 여러 고뇌 있었겠지만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에 선뜻 동의하기는 어렵다. 정권교체에 힘을 모아야 할 때에 당 분열에 앞장서는 것은 정도가 아니다”라고 비판하면서도 “정권교체 위해 힘을 모으는 것이 천정배의 정신이다. 탈당 재고하고 정권교체 위한 동지로 함께 하길 바란다. 용단을 기다린다”고 천 전 장관을 회유했다.
한편 천 전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 직후 광주 베데스다 요양원을 방문해 배식봉사를 하면서 본격적인 보궐 선거 행보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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