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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전체로 진화중인 박인비, 92홀 연속 노보기행진 언제까지?
[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웬만하면 버디찬스, 못넣으면 파.

시즌 첫승이자, 통산 13승을 거둔 ‘돌부처’ 박인비의 경기력이 완전무결함에 다가서고 있다. 박인비는 8일 싱가폴에서 막을 내린 미 LPGA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15언더파(273타)로 정상에 올랐다.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3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과 최종라운드를 갖는 부담스러운 상황이었으나 이들을 각각 2타와 4타차로 따돌렸다.

이로써 박인비는 시즌 첫 승이자, 통산 13승째를 거두며 전 세계랭킹 1위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박인비는 특히 이번 대회에서 단 한개의 보기도 범하지 않아 ‘노보기 우승’을 차지했다는 점에서 골프계를 더욱 놀라게 했다. 이는 전설의 여제 아니카 소렌스탐도 해보지 못했던 미 LPGA 투어 사상 첫 노보기우승이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는 물론 아놀드 파머, 잭 니클로스 등 레전드들도 해보지 못했다. PGA투어에서조차 1974년 리 트레비노가 뉴올리언스 오픈에서 우승할 당시 기록한 것이 유일한 기록이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를 포함해 92홀 연속 노보기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과연 몇홀이나 더 기록을 경신할지도 관심을 모은다. 

사진=게티이미지

전 세계랭킹 1위 루크 도널드(잉글랜드)가 2012년 102홀 연속 노보기 행진을 한 바 있으며, 시니어선수들이 출전하는 챔피언스 투어에서 모리스 해털스키가 98홀, 잭 키퍼가 97홀 연속 보기없는 경기를 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도 메이저 6승을 포함해 PGA 투어 통산 29승을 챙긴 리 트레비노(미국)가 1974년 뉴올리언스 오픈에서 우승한 뒤 노보기 챔피언은 나오지 않고 있다.
박인비의 현재 컨디션을 감안하면 한 두 라운드 이상 더 기록을 이어갈 가능성은 충분하다. 다만 한순간의 실수만으로도 언제든지 보기가 나올 수 있는 것이 골프라는 점은 변수다.

박인비는 우승을 차지한 뒤 “이번 시합에서는 전반적으로 샷감이 너무 좋았다. 특히 티샷부터 어프로치까지 모든 샷이 완벽할 정도로 좋았다”고 자평했다. 많은 버디 퍼트가 살짝 빗나가지만 않았다면 20언더파는 충분히 넘어설 수 있었을 만큼 이번 대회 박인비의 경기력은 ‘천의무봉’에 가까웠다.

72개홀 중에서 파온을 하지 못한 것이 단 6차례였다. 대부분의 어프로치샷도 홀컵과 멀지 않았을 만큼 정교했다. 첫 퍼트를 넣거나 붙일 수 있는 거리였기 때문에 편안히 경기를 할 수 있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18홀 내내 부딪혀야하는 상황에서 이런 샷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박인비의 멘탈과 경기력이 얼마나 굳건한 단계에 접어들었는지를 증명한다. ‘침묵의 암살자’라는 무시무시한 별명이 왜 붙었는지도 새삼 깨닫게 된다. 버디를 잡아도, 파에 그쳐도 박인비의 표정만으로는 알 수가 없다. 도무지 흔들리지 않는 박인비를 보노라면, 따라가던 경쟁자들이 제풀에 흔들릴 수 밖에 없다.

장기인 퍼트만 살아난다면 박인비의 노보기 행진과, 우승컵 사냥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인비는 12일부터 중국 하이커우에서 열리는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미션힐스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withyj2@heraldcorp.com


■ 연속 노보기 홀 기록

노보기 홀 선수(투어) 연도

102 루크 도널드(EPGA) 2012

98 모리스 해털스키(챔피언스) 2003

97 잭 키퍼(챔피언스) 1994

94 조 인먼(챔피언스)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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