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국내 추가 금리 인하가 경기 회복에 별다른 효과를 주지 못할 것이란 의견이 제시됐다.
이러한 견해는 한국경제가 ‘잃어버린 20년’을 경험한 일본과 같은 ‘유동성 함정’에 빠질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주목된다.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은 25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열린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과 한국의 정책 대응’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기준금리 인하의 실효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미국이 금리를 정상화(인상)하게 되면 우리도 따라갈 수밖에 없는데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확실한 효과가 있지 않다면 이자율을 낮출 필요가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추가 금리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정상적인 경기 침체에서는 금리 인하의 효과가 있지만 경기적 침체가 아닌 구조적 침체에서는 별다른 실효성이 없다”며 “현재는 후자에 해당하는 상황으로 다른 나라에서도 이에 따른 실효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의 금리가 인상되더라도 우리나라는 단기 외채가 줄어들고 있고, 외환보유가가 많기 때문에 큰 위험은 없을 것”이라며 “가계부채를 보더라도 전체적으로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013년 3월 기준 소득 4분위 가계의 전세자금대출이 35%에 육박하는 등 1년 전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며 부동산 부채의 경우 금리가 인상되면 대출을 받아 전세로 사는 4분위 가계의 충격이 가장 클 것으로 내다봤다.
hj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