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은퇴이후 계획 등 밝혀
“렉서스컵때 캡틴 뜻밖의 경험
선수 못잖게 지도자 역할 매력
커리어그랜드슬램 꼭 하고싶어”
‘골프여왕’ 박세리(38ㆍ하나금융)가 올 시즌 처음 투어에 모습을 드러낸다.
내년에 은퇴하겠다고 선언한 박세리가 올 시즌 첫 출전 대회인 혼다 LPGA 타일랜드 개막(26일)에 앞서 출전 소감과 향후 계획을 밝혔다.
박세리는 선수생활을 마친 뒤 도전할 골프행정가로서의 바람, 은퇴에 대한 소감과 2016 리우 올림픽 골프 감독에 대한 자신의 의욕을 내비치며 남은 2년간의 선수생활에 대한 청사진을 소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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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 리우 올림픽 감독 해볼래요.’ 내년 은퇴를 선언한 박세리가 시즌 첫 대회출전을 앞두고 한국과 브라질 국기 모형을 들고 재미있는 포즈를 취했다. [사진제공=하나금융그룹] |
지난해 많은 경기에 나서지 않았던 박세리는 시즌 첫 대회를 앞둔 것에 대해 “지난 해는 투어 생활 17년 동안 가장 오랫동안 쉰 것 같다.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생각보다 회복 시간이 많이 걸렸다. 나름 관리를 많이 한 편이었기 때문에 이런 공백을 겪는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상 덕분에 가족들하고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있었던 것은 ‘예상밖의 소득’이었다고. 조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기도 하고, 식구들하고 외식도 하는 등 오랜 시간 잊고 지냈던 소소한 일상이 감사했다.오래 쉰 만큼 올시즌에 대한 준비도 착실히 했다. 내년까지만 뛴다고 공개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기분으로 훈련에 임했고 기대도 크다. 스윙이 확실히 편해지고 좋아졌다고.
하나금융이라는 메이저 스폰서를 만난 것도 든든하다. “나를 믿어주는 편이 있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올해가 기대된다. 열심히 하는 일만 남았다.”
내년 은퇴 후에 LPGA 선수회 이사를 맡을 것이라는 말이 들려왔다.
박세리는 “사실 그동안 (LPGA 선수회 이사에) 관심이 많았다. 예전에 LPGA측으로부터 정식 이사직 제안을 받기도 했지만 어설프게 할 바에는 안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 정중히 사양했었다”고 말했다. 이사회는 거의 매주 미팅을 갖는데 선수생활을 병행하며 맡는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박세리는 “만약 다시 기회가 된다면 관심이 있다. 올해에 제의가 들어온다고 해도 이젠 충분히 수용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긍정적인 의사를 밝혔다. 그는 “행정적인 업무를 배워 선수들이 대회를 하면서 대회장에서나 스폰서에게 확실한 선수로서의 대우를 받을 수 있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세리의 행보 중 또 다른 관심사는 2016 리우 올림픽 대표팀 감독에 대한 것이다.
박세리는 “내가 (감독을)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자리는 아니다. 관심은 있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서 무엇이든 거쳐야 하는 단계는 있는 법이다. 골프가 올림픽 종목이 된다는 소문은 많았지만 그게 결정된 것은 얼마 안됐다. 그러다보니 관심을 갖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리가 올림픽 감독직에 관심을 가진 것은 렉서스컵에서의 경험때문이다. 박세리는 “몇해 전 렉서스컵 캡틴을 하면서 중요한 것은 작전이며, 개인간의 호흡을 맞추는 과정이 매력이었다“쉽진 않았지만 굉장히 매력이 있었다”며 ”우리나라 선수들은 팀을 짜주면 그 순간 굉장히 호흡이 좋다는 것을 느꼈다. 골프를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신선했다“고 말했다.
통산 25승에 한국인 최초의 명예의 전당 입성, 통산 상금 1000만달러 돌파 등 박세리의 업적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그에게 마지막 목표라고 할 수 있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이 남아있다.
박세리는 ”은퇴 전에 꼭 이루고 싶다. 그래서 컨디션도 항상 메이저대회에 맞추는데 17년간 못했다(웃음)“며 ”코치와 훈련할때 메이저 코스를 생각하며 시뮬레이션을 하는데도 어렵다“며 의욕을 보였다.
선수로서 거의 모든 것을 이룬 박세리가 그랜드슬램과 또 다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얼마남지 않은 그의 선수생활에 골프팬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