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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SBC 탈세방조 일파만파…이번엔 영국정부가 책임론 휘말려
[헤럴드경제=인터내셔널섹션]영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HSBC은행의 스위스 PB(개인자산관리) 조직이 부유층 고객 10만여 명의 탈세를 도왔다는 폭로가 나와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영국 정부가 이를 알고도 묵인했다는 논란에 휘말려 이목이 쏠린다.

HSBC 탈세 방조 자료를 유출한 전직 HSBC 직원 에르브 팔치아니(43)는 2010년 프랑스 당국에 자료를 건넬 당시 영국 세무당국에도 같은 정보를 알렸으나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고 12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이 보도했다.

팔치아니는 이날 BBC 라디오4 방송에 “2010년에 영국 국세청과도 접촉해 탈세방조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문제점을 알렸다”며 “이 시점에는 영국 정부도 HSBC은행의 탈법행위를 인지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팔치아니의 이런 주장은 “HSBC 스위스 조직의 탈세 방조를 언론 보도를 통해서야 알았다”는 영국 정부의 설명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둘러싼 책임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이 방송은 전했다.

영국 정부는 이번 파문으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스티븐 그린 HSBC 전 회장을 2011년에 보수당 상원의원으로 영입한 것이 문제가 되자, 임명 시점에서는 이런 논란을 알지 못했다는 해명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팔치아니의 주장대로라면 영국 정부도 2010년 자료 공개시점에 이미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범죄행위 사실을 알고도 문제의 범죄기업 최고경영자를 정치권에 영입했다면, 정치권에 큰 파문을 일으킬 일이다.

앞서 영국에서는 집권 보수당을 비롯한 주요 정당의 전·현직 의원들과 주요 후원자들이 문제의 HSBC 스위스 조직에 계좌를 보유한 것으로 드러나 정치권에서 책임공방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린 호머 영국 국세청장은 하원 공공회계위원회에 출석해 “영국인 3600명이 연루된 2010년 유출 자료의 대부분이 불완전해 세금 추징 등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밝혔다.

팔치아니는 스위스 제네바 HSBC PB 사업부에서 IT 직원으로 일하다 퇴직하면서 고객 10만6000명의 명단을 빼내 프랑스 당국에 넘겼다. 당시 프랑스 재무장관이었던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 총재는 이 명단을 다른 나라와 공유하면서 대대적인 탈세조사를 벌였다.

HSBC는 현재 미국, 영국, 프랑스, 벨기에, 아르헨티나, 인도 사법 당국의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최근 HSBC 팔치아니 자료를 통해 HSBC가 203개국 고객 10만여 명의 탈세를 방조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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