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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존심 구긴 치프라스, 그렉시트 불사할까…그리스-EU 채무협상 합의 도출 실패
[헤럴드경제=인터내셔널섹션]그리스의 새 정부가 구제금융 재협상 방안의 일부를 철회하는 등 전향적 타협안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최대 채권국인 독일이 “새로운 합의를 논의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사실상 구제금융 재협상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하면서 11일(현지시간) 그리스와 EU(유럽연합)가 채무협상의 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이로써 기존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끝나는 시점부터 새로운 협상을 체결하기 전까지 유동성을 지원하는 이른바 ‘가교 프로그램’을 제안했던 치프라스 그리스 신임 총리로서는 자존심을 구길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그리스와 유로존 19개국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은 이날 논의를 접고 오는 16일 다시 논의를 벌이기로 했지만 독일과 그리스 간의 입장차이가 워낙 커, 채무협상 회의에서 합의를 도출해 내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날 긴급회의후 공동으로 입장을 정리해 성명을 내는 데도 실패한 것은 협상장의 분위기를 잘 설명해주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유로존 경제 전문가들은 독일이나 그리스 모두 국민감정을 고려해 자존심을 걸고 채무협상에 나서고 있는 데다 국익을 감안한 중대결정이라서 기존 입장을 바꾸기 어렵다고 맞서는 형국이라는 점에서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라는 최악의 상황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하고 있다. 특히 올해 안에 예상되는 그리스에 대한 추가 구제금융이 380억 유로(47조5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과 함께 독일, 영국 등 일부 유로존 국가들이 ‘그렉시트’를 사실상 인정하는 분위기여서 협상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한 경제 전문가는 “현재로서는 독일이 그리스가 11일 제안한 전향적 타협안을 받아들이든가, 그리스가 재협상 계획을 접고 구제금융 연장안에 사인하든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극적 합의가 이뤄질 상황”이라며 협상 타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네덜란드 재무장관인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은 이날 논의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16일 다시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날 회의에서 기존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연장 여부가 논의됐고, 일부 국가들은 연장을 선호했지만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요한 판 오버르트벨트 벨기에 재무장관도 “(논의가)왔다갔다 해 중심을 잡기 어려웠고 (앞으로도) 매우 어려운 논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로그룹 대부분의 국가들이 협상결과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지만 그리스는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해 이채롭다.

야니스 바루파키스<사진> 그리스 재무장관은 “우리는 아주 건설적이고 광범위한 논의를 했고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됐다. 이것이 주된 성과”라면서 “이해로부터 합의가 나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이달 28일 종료되는 기존 구제금융 프로그램은 그리스에 재앙이었다며 그대로 연장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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