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의 시간은 일반인들과 같지 않다. 세계 최고 부자인 빌 게이츠(Bill Gatesㆍ59)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보내는 하루 24시간의 가치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
빌 게이츠는 현재 MS에서 기술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마치 부업처럼 보인다. 아내인 멜린다 게이츠(Melinda Gatesㆍ50)와 함께 운영하는 자선단체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에서 빈곤 등의 재앙을 퇴치하기 위해 정신없이 보내기 때문이다.
젊은날의 게이츠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을 즐겼다. ‘시간 낭비는 인생 최대의 실수’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닐 정도였다.
돈을 버는 데도 관심이 많았다. 1974년 하버드대 1학년생이던 게이츠가 항공기 부품회사인 하니웰에 인턴사원으로 지원할 때 그는 최소 희망연봉을 1만5000달러로 적었다. 이 금액은 현재 돈으로 환산하면 6만8880달러(한화 약 7500만원)에 이른다.
환갑을 코앞에 둔 게이츠에게 돈은 중요치 않은 듯하다. 786억달러(9일 포브스 집계 기준ㆍ약 85조7600억원)에 달하는 자산도 자선재단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를 통해 95%를 기부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빌 게이츠의 부(富)가 우리에게 던지는 의미는 크다. 빌 게이츠의 재산은 일반인들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 자산 786억달러를 그의 나이 59세(3101만400분)로 나눠 보면, 자산이 1분당 2535달러씩 증가해온 것을 알 수 있다. 그가 1분간 불린 재산은 한국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 2701달러(국제노동기구 2012년 집계 기준)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의 1분 가치는 국내 근로자의 한달과 같은 셈이다.
게이츠가 일상적으로 보내는 24시간의 가치도 어마어마하다.
미국의 각종 매체 보도 및 인터뷰를 근거로 게이츠의 하루를 재구성해봤다. 그의 24시간 가치는 365만 달러였다. 빌 게이츠는 새벽 4시에 일어난다. 일어난 뒤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어젯밤 일의 반성이다. 간혹 책을 보다 늦게 잠든 것을 후회한다. 이어 집에 있는 데스크톱 PC 3대로 e-메일을 확인한다. 아침에 도착해 있는 e-메일은 100통 정도다. 스팸메일은 개인비서가 따로 분류한다.
e-메일 확인이 끝나면 신문을 주로 본다. 요즘에는 PC로 해당 매체 사이트에 접속해 보기도 한다. 매일 집으로 배달되는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과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Economist)는 끝까지 꼼꼼히 읽는다.
아침 6시가 되면 버터를 듬뿍 바른 샌드위치로 식사한다. 잠에서 깬 뒤 아침식사 등 3시간 동안의 가치를 그의 보유자산으로 비교하면 45만6234달러에 이른다. 지난해 거래된 서울의 평균 아파트 한채 값과 비슷하다.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 기술 고문을 맡은 후로는 일주일 중 3일만 회사로 출근한다. 출근하지 않을 때는 차로 세아이를 등교시킨다. 오전 8시면 회사에 도착해 업무를 시작한다. 그가 한창 최고경영자(CEO)로 일할 때 퇴근시간은 밤 12시였다. 점심과 저녁은 일하다 허기를 느낄 때만 먹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후에도 이 습관은 남았다. 점심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다. 그에겐 일을 하다 배고플 때 먹는 게 점심이다. 해외로 자선활동을 떠나는 경우를 제외하면 퇴근 시간은 오후 5시 정도다. 주로 부인 멜린다와 함께 자선재단에서 일하다 퇴근한다.
은퇴 후엔 늘 가족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려고 노력한다.
게이츠의 하루 일과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목욕이다. 차 안에서 무선 리모컨을 이용해 자동으로 집안 욕조의 물을 데운다. 도착하자마자 목욕을 하고 가족들과 저녁을 먹는다. 이후 전통적인 카드게임 ‘브리지’(Bridge)를 즐기곤 한다. MS의 엑스박스 등 PC게임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는 저녁 식사 후 직접 설거지를 한다. 오래된 습관이다. 잠들기 전 한시간 동안에는 독서를 한다. 게이츠는 매주 책 5권을 읽고 자신의 블로그인 ‘게이츠노트닷컴’(gatesnotes.com)에 감상평을 적는다. 독서 전 가끔 부인 멜린다와 텔레비전 쇼를 시청할 때도 있다. 밤 9시면 세계 최고의 부호 게이츠는 잠자리에 들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mss@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