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ECB, 그리스 국채 담보대출 승인 중단, 그리스 압박…독일 입김 작용 가능성 커
[헤럴드경제=인터내셔널섹션]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 국채의 담보 인정을 중단하며 구제금융 프로그램상의 긴축 조치를 거부한 그리스 정부를 압박했다.

ECB는 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오는 11일부터 그리스 국채를 담보로 한 대출승인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고 AP, AFP 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ECB는 “ECB 정책위원회는 그리스 긴급구제 프로그램의 성공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없어 이같이 결정했다”며 “이는 현행 유로시스템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ECB는 그간 그리스 긴급구제를 위해 투자부적격(정크) 평가를 받은 그리스 국채를 예외적으로 담보로 인정해 왔다.

이번 조치로 ECB의 저금리 대출에 기대고 있던 그리스 시중은행들은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게티이미지]

ECB의 이번 발표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이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를 만나 채무 재협상을 논의한지 수 시간 만에 갑작스럽게 나왔다.

ECB는 그리스 정부가 제안한 재정증권 발행한도 증액 요청도 거부했다. 앞서 그리스는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연장하지 않고 채무를 상환하기 위해 재정증권 발행 한도를 현행 150억 유로(약 18조7000억원)에서 250억 유로로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ECB의 재정증권 한도 증액 거부로 그리스는 2010년 5월 이래 처음으로 외부 자금 조달 없이 채무 상환 부담을 고스란히 떠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ECB의 강경한 조치가 이어지면서 전날까지 낙관론이 팽배하던 국제금융시장의 분위기는 싸늘해졌다. 유로화 가치는 전날보다 1.3% 하락해 2013년 8월 이래 하루 새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그리스 정부가 이날 발행한 평균 금리 2.75%의 단기 재정증권 응찰률도 2006년 7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리스 정부는 이번 발행으로 6억2500만 유로를 차입할 예정이었다.

한편 그리스 새 정부는 최근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따른 긴축 조치가 과도하다는 입장아래 유럽 각국 정부와 직접 만나 협의하는 로드쇼를 벌였고,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하지만 그리스의 최대 채권국인 독일은 그렇지 않았다. 그리스 새 정부가 집권 초 제시한 긴축 반대 약속을 폐기하고, 지난 정권이 국제 채권단과 합의한 경제정책으로 복귀하기를 촉구하는 등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독일 정부는 특히 5일로 예정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 고위관리 회합을 위해 마련한 문건에서 그리스 새 정부는 재정을 건전화하며 시장 신뢰를 회복하려 하는 등 지금껏 해온 개혁을 되돌려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독일은 문건에서 또 유로존 국가들에게 구제금융 프로그램 지속에 필요한 핵심 개혁 조치들을 이행하겠다는 그리스 측의 확약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CB의 이번 조치는 독일 정부의 입장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js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