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인터내셔널섹션］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29일(현지시간) 일몰까지 사형수를 터키 국경으로 데려오지 않으면 요르단 조종사를 처형하겠다고 위협했지만 요르단 정부가 응하지 않았다. IS가 요르단 측이 요구한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 중위의 생사여부를 확인시켜주지 않은 때문이다. IS 측이 넘겨달라고 요구했던 사형수 인질과 맞교환 대상인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後藤健二ㆍ47) 씨의 생사여부 역시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30일 교도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IS 측은 이라크 북부 모술 시간으로 29일 일몰 때까지 시리아와 터키 국경에서 사형수 사지다 알리샤위와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 씨를 교환할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요르단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 중위를 즉시 처형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이날 오전 공개했다.

요르단 정부, “생포된 조종사 생사확인 없인 인질 교환 어려워”... IS 요구에 불응.

영어 음성과 아랍어 문자로 구성된 이 메시지는 ‘나는 고토 겐지다. 이것은 내가 당신들에게 보내도록 지시받은 음성 메시지다’라고 소개하고 요구 사항을 전하는 형식으로 돼 있었다.

알리샤위는 수십 명의 목숨을 앗아간 2005년 요르단 암만의 호텔 테러에 가담해 교수형을 선고받고 요르단에 수감된 이라크 출신 여성이다. 알카사스베 중위는 지난해 IS 공습에 참가했다가 전투기 추락으로 IS에 생포됐다.

이 메시지는 시한을 명확히 밝히고 장소를 제시한 것이 특징이다. 이전과 달리 고토 씨나 다른 인물의 사진도 포함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메시지를 분석한 결과 음성이 실제로 고토 씨 목소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IS 측이 제시한 시한(일몰)은 한국 시간으로 29일 오후 11시 30분께로, 요르단 정부는 IS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이는 요르단 정부가 알리샤위의 석방 조건으로 시한 전에 알카사스베 중위의 생사 확인을 요구했지만 이것이 관철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요르단 국영 페트라통신은 보도 했다.

무함마드 알모마니 요르단 공보장관은 “알리샤위와 알카사스베 중위의 교환에는 응할 생각이지만 알카사스베 중위의 생사에 관해 아직 IS로부터 회신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IS가 알리샤위와 고토 씨의 교환만을 제안한 데 반해 요르단 정부는 여기에 알카사스베 중위 역시 풀어줘야 교환조건에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협상에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