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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즘-허연회]세금을 올려야 한다면 ‘솔직함’으로
국민들이 세금 문제로 울화통을 터트리고 있다. 13번째 월급이라 불렸던 연말정산은 옛말이 돼 버려 ‘연말세금’이 더 어울린다. 오히려 더 토해내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쥐꼬리 월급을 받는 봉급생활자들에게 그동안 연말정산은 보너스였지만, 올해부터는 정부가 떼어낸 13번째 세금으로 쥐꼬리의 일부마저 사라질 형편이다. 또 흡연자들에게는 담배 한 갑 당 2000원 씩 늘어난 세(稅) 부담 때문에 불만이 크다. 2500원 하던 담뱃값은 세금만 2000원이 올라 4500원이 됐다. 가까운 나라 일본에서도 담배 한 갑 당 430엔 정도하는데, 이보다 비싸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건강보험료도 슬금슬금 올려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고 주세(酒稅) 얘기까지 흘러 나온다.

모두 세금 문제다.

그런데 정부는 세금 문제에 있어 정통법이 아닌 거짓말만 늘어놔 국민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

정통법은 바로 ‘솔직함’인데, 국민들의 뒷통수를 치는 포장만 하고 있다.

분명 연말정산으로 직장인들의 세 부담이 늘어났는데, 그렇지 않다고만 하다 반발이 거세지자 급기야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 “국민께 불편을 드려 유감“이라며 사과했다. 담뱃세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도 ‘국민건강’을 얘기하며 세금은 아니라고 얼버무린다. 흡연자 중 대부분은 2000원이 물론 적은 돈은 아니라 하더라도, 터무니없이 세금을 올린 부분에 화를 내며 금연을 하겠다고 나서기도 한다. 계속 흡연을 하겠다는 국민들 중에도 담배를 필때마다 정부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다.

그런데 정부는 계속 “사실과 다르다”는 얘기만 늘어놓고 있다. 국가 규모가 커지면 어쩔 수 없이 세금 규모도 커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앞으로 복지국가로 가기 위해서는 더 많은 세금을 거둬야 하는 것은 자명하다.

국민들도 이 부분을 모르지 않는다.

그렇다면 정부는 국민들에게 세금을 올려야 하는 부분에 대해 좀 더 솔직해져야 한다. 왜 세금을 올려야 하며, 올린 세금으로 소중한 세금을 내 준 국민을 위해 어떻게 쓰겠다는 정확한 계획을 알려줘야 한다. 과거와 같이 무턱대고 세금을 올리고, 계획 없이 펑펑 쓸 수 없다.

증세를 해야 한다면, 증세라고 해야 한다. 연말정산에서 빼고, 담뱃세 올려 슬쩍 세금을 더 거둬들이는 식으로 뒷통수를 치면 안된다. 여기에 건강보험료까지 슬쩍 올린다거나 국민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간접세를 올려 세입을 늘리려 하면 된서리를 맞을 수밖에 없다. 유리알 지갑 직장인들의 근로소득은 100% 파악된다. 이에 반해 고소득 자영업자들의 경우 소득파악률은 고작 62.7%다. 과연 이런 현실이 올바른 것인지 정치인들은 물론 정부 관계자들은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1인당 세금은 지난 5년간 25%나 늘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증가율 4위를 기록했다. 삶은 나아지지 않는데 세금만 더 거두고 있으니 국민들의 불만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okidok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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