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허연회 기자]지속적인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저소득층에서 빈곤을 벗어나 중산층 이상으로 ‘신분 상승’ 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가 부자를 낳고 가난한 사람은 계속 가난한 양극화가 고착화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사실은 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27일 공개한 ‘2014년 한국복지패널 기초분석 보고서’에서 드러났다.
보사연은 다양한 인구집단별로 생활실태와 복지욕구 등을 파악하기 위해 2006년 1차년도 조사를 시작으로 매년 한국복지패널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7048가구를 대상으로 실시된 9차년도 조사 결과를 담고 있다.
보고서를 보면 이전 조사(8차년도 조사)에서 저소득층이었던 사람 중 중산층 또는 고소득층으로 이동하면서 빈곤에서 탈출한 사람의 비중은 22.6%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저소득층 4.5명 가운데 1명만 빈곤 상태에서 ‘탈출’하는 셈이다.
빈곤탈출률은 1차와 2차년도 사이 조사에서 32.4%를 기록했지만 이후 점점 낮아져 8년 사이 10% 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저소득층 중에서는 22.3%가 중산층으로 이동했지만, 이 역시 지난 8년간의 조사에서 가장 낮은 수치였다.
저소득층에서 고소득층으로 ‘수직 상승’한 경우는 0.3%에 그쳤다. 이는 8년 전 2.5%에 비하면 8분의1 수준으로 낮아진 것이다.
저소득층은 경상소득을 기준으로 중위소득(모든 가구를 소득 순서대로 줄을 세웠을 때 정확히 중간에 위치한 가구)의 50% 이하에 해당하는 가구다. 중위소득의 50~150%는 중산층, 150%를 넘는 경우는 고소득층으로 분류된다.
고소득층이 계속 고소득층에 남을 확률은 오히려 높아졌다. 8차년도 조사에서 고소득층이었던 사람 중 9차년도 조사에서도 고소득층인 사람은 77.3%로 직전 조사의 75.2%보다 2.1% 포인트 올라갔다.
이처럼 계층 변화가 적은 것은 사회구조가 고도화하고, 사교육비 등 교육비 증가, 고교 평준화 약화, 좋은 일자리의 감소 등 때문으로 풀이된다. 과거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더라도 교육을 통한 계층이동이 가능했지만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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