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권도경 기자] 삼성전자가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내놓은 가운데 회복세를 지속여부에 시장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8일 공시에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5조 2000억원으로 전분기(4조605억원)보다 28.08%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의 평균전망치(4조 8193억원)보다 7.89% 가량 웃돌았다.
이같은 실적 반등의 원동력은 반도체사업의 호조다. 또 스마트폰 등 정보통신·모바일(IM)부문 실적이 비용 삭감 등을 통해 바닥을 쳤기 때문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은 원화 약세와 D램 가격의 호조 등에 힘입어 양호한 실적을 냈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는 메모리 업황 호조 확대 및 시스템 반도체 적자 축소로 실적을 개선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메모리만 3조원 가량 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남대종 하나대투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반도체·디스플레이·IM 3개 사업부가 골고루 좋은 실적을 냈다“며 ”환율의 영향이 있고 반도체 시장 업황도 좋았다. 디스플레이 부문도 대형 LCD(액정표시장치)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서 일정 부분 이익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어닝쇼크의 주범이었던 IM부문이 바닥을 다진 것도 한몫했다.
이세철 연구원은 “IM부문은 스마트폰 판매는 저조하였으나 판가 소폭 상승과 마케팅 비용 축소로 실적을 개선한 것으로 보인다”고 망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갤럭시 노트4가 잘 팔리면서 디스플레이 등 다른 사업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IM부문의 안정화 시점이 생각보다 빨리 왔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번 실적 회복세가 계속될지 여부다. 시장의 관심은 1분기다. 1분기가 계절적으로 전통적인 비수기여서 진짜 실력이 드러나는 만큼 1분기는 실적 반등과 추락의 중요한 가늠자가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만약 올해 1분기 실적이 작년 4분기보다 나아진다면 올해 실적 반등세가 지속될 것으로 볼수 있지만 반대 경우라면 바닥을 점치기도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우려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실적이 다시 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추가 회복 여부는앞으로 지켜봐야 한다는 조심스러운 관측을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도 출시를 앞둔 중저가 스마트폰 신제품의 경쟁력을 최대 관건으로 꼽았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상승 추세 관건은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하락 문제의 해결 여부“라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폰 시장이 저가폰 위주로 성장함에 따라 삼성전자가 내달 내놓을 저가 전략폰이 괜찮으면 상승 추세로 갈 수 있고 이 제품이 안 팔릴리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반도체는 비수기여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실적 개선이 1분기에도 이어질지 장담하기 힘들다“고 우려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최저점은 분명히 탈출했으나 IM부문이 예전 같은 성장세를 회복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중국에서 샤오미 뿐 아니라 ‘제2의 샤오미’까지 등장하는 환경이라 올해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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