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배당 성향 상승땐
외국인 국내 유입 시간문제
주식은 기본적으로 낙관론자들의 세계다. 경제가 발전하고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믿음이 없다면 주식을 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은 낙관론자들이 설 자리를 없애버렸다. 이익 뒷걸음질은 4년째 이어졌고 주가수익률 역시 주요국 가운데 최하위권이었다.
새해가 밝았지만 복 많이 받길 기대하긴 커녕 복장만 안 터졌으면 좋겠단 비관론이 증권가를 지배하고 있다. 그 우울함 속에서 “2015년 주식형펀드 자신있습니다”를 외치는 ‘강심장’이 있다.
정인기 트러스톤자산운용 주식운용3본부장(상무)은 “2015년은 4년째 이어온 감익을 끊고 증익이 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현재 2015년 국내 상장사 순익 증가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대략 20% 정도. 정 상무는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증가한다는 사실 그 자체가 중요하다”며 “추가 감익에 대한 공포가 사라지면 밸류에이션이 충분히 싼 국내로 외국인이 들어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장성 못지 않게 외국인들이 중시하는 재무적 안정성이 높다는 것도 한국 기업들을 찾게 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지난해 연초에도 비슷한 낙관론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틀렸다. 이에 대해 정 상무는 “삼성전자 이익이 크게 엇나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는 이익에 대한 기대가 없다. 기대가 없이 시작한다”고 말했다.
기저효과다. 정 상무는 기저효과와 유가하락 등으로 전반적인 주가 상승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민감주들은 중국 경제성장 이전의 밸류에이션 수준까지 떨어지며 나빠질만큼 나빠졌고 지난해 돋보였던 개별 종목들도 연말 조정을 받았지만 추세가 꺾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정 상무는 “최근 몇 년간 증시 이익을 삼성전자가 떠받치던 상황은 끝나고 다른 많은 종목들 이익이 증가할 것”이라며 “상승하는 종목 숫자가 많다는 것은 전형적인 강세장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정 상무가 주목하는 투자 포인트는 배당이다.
정 상무는 “국내 기업의 배당성향이 올라가면 밸류에이션은 올라 간다”며 “배당성향을 올릴 기업을 잘 고르면 배당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취하면서 주가수익률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맥락에서 정 상무는 “우선주와 지주사는 올해도 계속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기업 지배구조 문제가 일단락 되면 의결권을 가진 보통주가 우선주 대비 월등히 높은 가격에 거래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게 정 상무의 생각이다.
지주사 또는 준지주사 역시 오너에게 중요한 자산이란 점에서 배당을 확대하는 등 밸류에이션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정 상무는 덧붙였다.
정 상무가 이처럼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근간엔 “게을러서 수익률이 안 좋은 건 절대 안된다”고 할정도의 엄격한 성실함이 있다. 그는 “어설프게 아는 것, 업데이트 되지 않은 정보들은 오히려 의사결정에 방해가되는 정보들로 아예 모르는 것보다 더 안 좋다”고 말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