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서울지방변호사회는 6일 개업한 소속회원 1만1681명이 평사한 2014 법관평과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이 평가한 법관 1741명 중 개인 평균점수가 95점이 넘어 우수법관으로 선정된 법관들은 김진석 서울고등법원 판사, 김환수 서울동부지방법원 형사12부 부장판사, 송미경 인천지방법원 판사, 여운국 서울고등법원 판사, 정문경 서울서부지방법원 판사, 조용구 서울고등법원 행정5부 부장판사 등 총 6명이다.

2012년, 2013년에 이어 3년 연속 우수법관에 선정된 김환수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는 올해 출소 한달만에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을 성폭행하려던 30대 남성에게 징역 10년의 중형을 선고하고, 신상정보공개 고지 10년과 전자발찌 부착 10년, 성폭력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당시 재판부는 재판부는 “강간미수 등으로 징역 10년을 받고 형을 마친 뒤 10년 이내에 또 범행해 성폭력 재범 위험성이 높다”면서 “출소 후 한 달 만에 범행했고 피해자가 극심한 공포와 성적 수치심을 느끼는 점,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는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솔모몬의 판결…우수법관 지난해 판결 살펴보니

김 부장판사는 또 피팅모델을 모집한다며 미성년자들을 유인해 야한 속옷을 입히고, 동호회 회원들과 단체로 음란사진을 찍게 한 40대 사진사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성범죄치료프로그램 680시간 이수를 명령하기도 했다. 김 부장판사는 판결문을 통해 “청소년들을 올바른 길로 이끌 사회적 책무에도 불구, 오히려 나이 어린 피해자들을 이용한 음란물을 수차례 제작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서울고등법원 행정부의 선임 재판장인 조용구 행정5부 부장판사는 평생법관제에 따라 인천지방법원장을 지내고 다시 재판부로 돌아왔다. 그는 기면증을 앓던 하사가 훈련 중 당한 사고에 대해 공무 중 부상으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또 업무에 적응 못한 강력계 형사가 스트레스 끝에 목숨을 끊은 사건에 대해서는 공무가 사망의 원인이 됐다고 판단한 1심 판결을 뒤집고 공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자살은 본질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것”이라며 “근로자가 업무 과정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우울증이 발생했고 우울증이 자살 동기나 원인과 무관하지 않다고 해서 업무와 자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A씨가 숨지기 직전 신경과 의사에게 진료를 받으면서도 정신과적으로 심각한 증상을 호소하지 않았던 점, 농약을 삼킨 직후 모텔 사무실을 찾아가 ‘119에 구조해달라’고 요청한 점 등을 이유로 “농약을 삼킬 당시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