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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세 금리에 역행”비난에 뒷북 인하
은행 내달부터 최고 연체 이자율 2~3%P 인하
지난 10월 기준금리인하후 미적
“외국계銀 인하 시늉만” 지적도


시중은행들이 내달부터 대출 최고 연체이자율을 2~3포인트가량 낮추기로 한 것은 시중금리가 떨어지는 현 추세를 반영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은행들의 이같은 조치는 다소 늦은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많다.

한국은행이 지난 10월 기준금리를 2%로 전격 인하했지만, 후속조치는 넉 달이 지난 오는 2월에야 이뤄지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계은행은 이자율을 인하하는 ‘시늉’만 하는 모양새를 보여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대출이자 인하에 미적대는 은행, 연체 관리 때문?=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1월 시중 은행들에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실세 금리를 반영해 대출 연체이자율을 합리적으로 재산정하고, 이같은 조치를 12월 말까지 보고하라는 내용의 지도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정해진 기한까지 연체이자 인하 계획을 낸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하지만 은행들이 더는 ‘버티기’를 하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은이 두 차례나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연체이자율은 지난 2011년 이후 한 번도 인하된 적이 없었다. 은행들이 여론에 떠밀려 연체이자율 인하를 추진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은행들은 높은 연체이자율을 유지하는 이유로 연체율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라고 항변한다. 하지만 연체이자율이 높다고 연체 관리가 잘 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기업은행은 지난 2013년부터 가계대출과 중소기업 대출의 최고 연체이자율을 각각 업계 최저 수준인 11%로 낮췄다. 

하지만 가계대출 연체율은 0.38%, 기업대출은 0.78%로 은행권 최하 수준을 유지하며 연체 관리에 성공했다. 연체이자율이 낮아도 은행의 적극적인 의지만 있다면 연체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국계은행은 ‘눈가리고 아웅’만=외국계은행들도 연체이자율을 낮췄지만,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인하 시늉만 했다는 지적이다. 씨티은행과 SC은행이 최고 연체이자율을 각각 연 16.9%와 18%로 낮췄지만, 시중은행보다 여전히 2~7%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또 연체기간별 가산금리도 현행 9~10%포인트를 유지하는 등 가산 금리 자체를 건드리지 않아 대출자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즉 5%대로 대출을 받은 사람이 3개월 이상 연체하면 9%포인트의 가산금리가 붙어 14%의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데, 이는 연체이자율 상한선보다 낮아 부담해야 하는 이자는 변함이 없다.

안그래도 외국계은행들이 중소기업을 위한 기술금융 대출이 전무하고, 사회공헌 활동도 소극적인 등 사회 기여도가 낮다는 평가가 많은데, 연체이자마저 높은 수준을 유지해 최고금리 대상이 될 수 있는 서민층의 돈으로 배를 불리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외국계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외면하는 제2금융권의 대출자를 고객층으로 유입하다 보니 최고금리 상한이 높게 형성된 것”이라며 “고금리 대출을 점차 줄이고 있어 앞으로 금리 상한선도 낮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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