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트해·러국경 상공 잦은 출격…러 “위험비행 2년간 55건 발생”

러시아와 서방의 공중전이 불붙고 있다. 양측 군용기가 발트해와 러시아 국경 상공에 출격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일촉즉발의 전운마저 감돌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의 미하일 미진체프 합동군사지휘본부장은 우크라이나 교전이 촉발된 지난 4월 이래 발트해 상공에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군용기의 정찰 비행이 7배 늘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경에 근접 비행한 나토 전술항공기는 올들어 약 3000기로 집계돼 지난해보다 갑절로 증가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러시아도 전투기를 300차례 이상 급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해 출격횟수에 비해 약 100차례 늘어난 것이다.

미진체프 본부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나토와 스웨덴, 핀란드 등의 국가가 최근 공중 군사활동을 급격히 늘렸지만 사전에 “상호 정보 공유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러·서방 군용기, 아찔한 근접비행…일촉즉발 전운 고조

특히 외국 군용기가 러시아 장거리 군용기에 100m 이내 접근하는 ‘위험 근접비행’(dangerous proximity) 사례가 지난 2013년~2014년 55건 발생했다면서 “나토 군용기가 러시아 국경에 접근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만큼 러시아 군용기의 임무도 위험에 처했었다”고 지적했다. 또 흑해에서 나토 군함에 의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미진체프 본부장은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3월 러시아가 합병한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에는 러시아의 흑해함대가 주둔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 군용기가 나토 회원국 영공을 침범하는 일이 급증하고 있다는 서방의 비판에 대해선 “국제법을 엄격히 준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고르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도 “러시아 정찰기는 민간 여객기에서 70㎞ 떨어져 비행, 국제법을 위반하거나 민항기를 위협한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전했다.

앞서 나토는 올해 러시아 군용기의 접근 차단 건수가 지난해보다 50% 많아진 400여회에 달한다고 밝혔다. 회원국 영공 밖으로 러시아 전투기를 유도한 일은 140여차례로 같은 기간 70%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주에는 발트해 3개국(리투아니아ㆍ에스토니아ㆍ라트비아) 국경에 러시아 군용기가 21차례 나타나, 그 중 80대의 접근을 차단하기도 했다.

리투아니아 정부는 대부분의 러시아 군용기가 응답기를 끄고 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옌스 슈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나토는 러시아 군용기를 추적하는 데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