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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재계, 美에 “공항 입국심사 신속화해달라” 촉구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한국 경제계가 미국 정부 및 재계에 최대 80분에 이르는 미국 주요공항 입국 심사시간을 단축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한국인 전문직 취업비자 쿼터를 확대하고, 미국산 콘덴세이트 교역을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미국상공회의소가 공동 주관하는 한미재계회의 총회가 5일 오전 서울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가운데, 조양호 한국재계회의 위원장(한진그룹 회장)과 최경림 산업통산자원부 통상차관보를 비롯한 우리 측 정ㆍ재계 인사들이 이같은 요구사항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 미국 측 인사로는 폴 제이콥스 미국 재계회의 위원장(퀄컴 회장), 마크 리퍼트 신임 주한 미국대사, 커트 통 미국무부 부차관보 등이 참석했다.

한국 재계는 한미간 관광활성화를 위해 최대 80분이 소요되는 미국 주요공항 입국 심사를 신속히 처리해달라고 요구했다. 9.11테러 이후 길어진 미국 입국심사 시간은 우리나라 인천공항의 13분에 비해 약 6배 이상 길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지난 7월 21일 항공권에 부과하는 미국 보안검색 수수료를 2.5달러에서 5.5달러로 대폭 인상했으나, 주요 공항에 설치된 임국심사 부스는 아직도 절반 이하만 운영하고 있다. 또 한국을 비롯한 비자면제프로그램 적용국가 국민이 전자여행허가제로 입국하면 무인입국심사대를 이용해 빠르게 심사를 받을수 있는데도 이에 대한 홍보 및 안내가 부족해 활용률이 저조한 실정이다. 전경련 엄치성 국제본부장은 “입국심사시간 단축은 미국 항공업계에도 호재로 작용하는 만큼 미국 정부가 긍정적으로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 재계는 또 한미 FTA 후속조치로 한국인 전문직 비자 쿼터 확대를 촉구했다. 2012년 기준 미국 내 한국인 유학생 수(7만2295명)가 중국과 인도에 이어 미국 내 3위에 올랐지만, 한국에 발급되는 전문직 비자는 전체의 1.9%(2662명)에 불과해 미국 유학 후 미국 내 취업이 쉽지 않다. 미국은 호주와 캐나다 등 주요 FTA 상대국에 FTA협정 일부로 전문직 비자 쿼터를 제공한 선례가 있다.

또 미국산 콘덴세이트가 40년만에 수출이 허용된 가운데, 한국 재계는 증류탑 처리를 거치지 않은 콘덴세이트 수출도 허용해달라고 미 측에 요구했다. 미국산 콘덴세이트 가격은 국제 시가에 비해 5달러 정도 낮아 수입시 우리 정유업계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보인다. 그러나 현재 수출 허가를 받은 미국 내 기업이 2곳에 불과하고, 증류탑 처리를 거치지 않은 콘덴세이트는 원유로 분류돼 수출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우리 측은 미국의 콘덴세이트 수출이 한미 양국 경제에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만큼 비처리된 콘덴세이트 수출도 허용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한국 재계는 지난 2월 예비판정시 덤핑 무혐의 판정을 받은 한국산 유정용 강관(OCTG)이 8월 최종 덤핑 판정을 받은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 미국 상무부는 최종 덤핑 마진계산시 한국과 관련이 없는 다국적기업 테나리스사의 영업이익률을 적용했는데, 이는 WTO조세와 무역에 관한 이행협정과 상충된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양국의 경제협력 확대를 위해 미국의 통상환경이 공정하게 조성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양호 위원장은 “한미FTA 발효 이후 양국 교역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5월 한국은 대미수출 누적 1조달러를 달성했다”면서 “양국이 당면한 현안을 해결하고, 에너지와 관광 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한다면 교역 2조달러를 곧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재계회의는 전경련과 미국상공회의소가 양국 경제협력 및 유대강화를 목적으로 1988년 설립한 민간경제협의체다.민간 주도이지만 양국 정관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한미FTA 체결, 비자면제프로그램 가입 등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쳐왔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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