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美,현대ㆍ기아차 연비 “절차상 오류” 항변 인정안해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현대ㆍ기아차의 ‘연비 악몽’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1년새 연비 문제로 부담하게 된 비용만 7억 달러에 달하게 됐다. 비용부담도 적지 않지만, 오랜기간 쌓아온 고연비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이 예상된다. 미국 조사 당국이 연비 측정 절차상의 문제라는 현대ㆍ기아차 항변을 인정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연비를 과장했다고 결론 내린 까닭이다.

현대ㆍ기아차는 3일(현지시간) 미국 내에서의 ‘연비 과장’을 인정하고, 1억 달러(한화 1073억6000만 원)의 벌금을 내기로 미국 환경청(EPA)과 합의했다. 현대차가 5680만 달러, 기아차는 4320만 달러다. 또 온실가스 규제 차원에서 적립한 포인트 중에서 2억 달러에 해당하는 475만점(현대차 270만점, 기아차 205만점)도 미국 환경청과 법무부에 의해 몰수당했다. 현대ㆍ기아차가 적립한 온실가스크레딧의 약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대ㆍ기아차는 2012년 11월 딜러 쇼룸에서 보는 윈도 스티커에 연비를 과장해 표기했다는 논란이 제기돼 2011~2013년 판매된 120만대에 대해 미국 환경청의 조사를 받아왔다. 현대ㆍ기아차 각각 60만대와 30만대에 대해 연비 과장을 인정하고 연비 표시를 수정했다. 차종별로는 현대 엑센트,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벨로스터, 싼타페, 기아 리오와 쏘울 등이다. 이들 차종은 대량판매 기준으로 26mpg(휘발유 1갤런당 주행할 수 있는 거리)인 평균연비가 27mpg로 평균 1mpg 부풀려졌었고, 개별판매 차량은 차종별로 1~6mpg가량의 차이가 있었다.

현대ㆍ기아차는 연비 표시 정정 이전에 해당 차종을 구입한 소비자들에게 이미 90만 개의 직불카드를 보상했다. 그럼에도 미국 연비 시험 절차상의 규정 해석과 시험환경, 방법의 차이로 인한 오류일 뿐이며 법규 위반은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미국 환경청은 이번 조사 결과 현대ㆍ기아차가 연비 실험에서 평균치가 아니라 유리한 데이터를 사용하는 체계적인 방법으로 연비를 과장했다고 이날 밝혔다.

현대ㆍ기아차는 이에 대해 “연비 측정 절차상의 문제라는 기존 입장에는 변함 없지만 기술개발 및 판매활동에 회사 역량을 집중하고자 미국 정부와 화해하기로 결정했고, 그 결과 이번 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대ㆍ기아차는 미국 환경청의 권고에 따라 연비 인증시스템 개선을 위한 연구ㆍ개발에 자발적으로 5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연비 시험과 교육, 데이터 관리, 인증을 위한 독립 조직을 신설하고 2015∼2016년형 모델의 연비 검증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서다.

한편 현대ㆍ기아차는 지난 연말에도 연비 조작 논란과 관련한 집단소송을 당해 소비자들에게 총 3억9500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현대ㆍ기아차는 이번 비용 부담에도 미국 법인의 흑자경영 기조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yho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