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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사각형에 담긴 일상…그 우연과 필연
사진작가 정경자 전시회 개최…일우스페이스서 12월24일까지
가로 100㎝ 세로 100㎝ 정사각형 프레임에 일상을 찰나들이 포착됐다. 공사가 중단된 채 버려진 재개발 지역 건물들, 반투명 창문 밖으로 비치는 하얀 커튼 등 거리에서, 혹은 집안에서 의도하지 않았던 일상의 우연성을 카메라에 담았다.

사진작가 정경자(40)의 작품들은 마치 인스타그램(Instagramㆍ온라인 사진 공유를 주로 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려지는 일상 사진들을 연상케 한다.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의 해설자 나레이션에서 발췌한 짧은 글들을 사진과 함께 병치해 재구성한 영상 작업 또한 그러한 느낌을 준다. 가로로 넓게 펼쳐지는 장쾌함도, 세로로 길게 내리꽂는 예리함도 없는 그의 정사각형 일상들은 소소하고 섬세하다. 

'Language of Time-15’ Digital Pigment Print, 2014

한진그룹 산하 공익재단인 일우재단이 운영하는 일우스페이스가 2013년 제 5회 일우사진상 ‘올해의 주목할 작가’ 전시 부문에 선정한 정경자 작가의 수상 기념전이 ‘우연의 뿌리’라는 주제로 일우스페이스에서 열리고 있다.

중앙대학교 사진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영국 에딘버러대학교에서 유학한 후 한국에 돌아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2010년부터 작업한 50여점의 사진 작품과 슬라이드 영상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장 벽면에는 동일한 사이즈의 작품들이 마치 테트리스 블럭처럼 조합돼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이 정사각형 사진들을 어떻게 배치하는가에 따라 일상의 이야기들은 무한히 변주되고 확장된다.

전시장에 걸린 사진들은 따뜻하고 포근한 색감을 갖고 있지만 어딘지 쓸쓸해 보인다. 작가는 “자신의 가슴 밑바닥에 자리잡고 있는 고독, 우울, 상실감이 주변 사물에 투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작가는 또 “모두 우연처럼 보이는 일상의 파편들이 실은 필연적인 관계맺음 속에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작업은 우연의 뿌리, 그 근원을 찾아가는 여정이었다.

한편 일우사진상은 뛰어난 재능과 열정을 지닌 유망한 사진작가들을 발굴해 세계적인 작가로 육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2009년 처음 제정됐다.

정경자 작가의 전시는 12월 24일까지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빌딩 1층 일우스페이스에서 볼 수 있다.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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