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살 게 없는 시장…단기 테마주만 난립
[헤럴드 경제=김우영 기자]이달 들어 국내 증시가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는 가운데 각종 테마주만 들썩이고 있다. 대부분의 테마주는 기업 실적이나 업황과는 무관하게 급등락하고 있어 투자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돋보인 테마주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관련주들이다. 대선까지 아직 2년이나 남았고 별다른 선거 이슈도 없는 상황에서 정치 테마주의 등장은 다소 의아할 정도다.

시작은 지난 20일 반 총장이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단 소식에서 출발한다. 한창과 씨씨에스, 보성파워텍 등 시가총액 400~600억원의 소형주들이 주목 받았다. 하루 거래량이 채 10만주도 안되는 날이 있을 정도였던 씨씨에스의 경우 지난 24~27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더니 지난 29일 거래량이 2881만주로 폭등했다.

문제는 이들 종목이 실제 주가가 폭등할 ‘합리적 근거’를 갖췄는지 여부다. 단지 한창은 최승환 대표이사가 유엔환경기구 상임위원이란 이유로 테마주로 분류됐다. 보성파워텍은 반기호 부회장이 반 총장의 동생이란 것 외엔 아무런 연관이 없다. 씨씨에스는 심지어 반 총장의 고향인 충북 음성군에 소재했단 이유뿐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주가를 논할 가치도 없는 재료”라며 “시장에 이 정도로 모멘텀이 없다는 것만 확인시켜 준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 테마주의 위험성은 이미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지난해 금감원은 147개 대선 테마주의 2012년 6월부터 2013년 12월까지의 주가 움직임을 분석한 결과 고점대비 평균 48% 가량 떨어졌다고 밝혔다. 또 49개 종목에서 불공정거래혐의가 적발돼 정치 테마주가 시세조종세력에 악용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에볼라 바이러스와 관련된 종목들은 펀더멘털 측면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정치 테마주와는 성격이 다르지만 역시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진원생명과학은 관계사인 미국 이노비아가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을 임상 초기단계에서 개발 중이란 점에서 주가가 석달여만에 200%가량 치솟았다. 그러나 2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에볼라 발병이 종료됐음을 공식 선언하자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지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에볼라 발병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관련주들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전망”이라면서도 “주가 등락이 심한 만큼 해당 기업의 사업 내용이 진단 및 치료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지, 이익 증가로 연결될 수 있는지 등을 철저히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강산 관광 테마주인 현대상선과 에머슨퍼시픽, 개성공단 진출기업인 재영솔루텍 등도 남북관계가 개선될 기미가 조금만 보여도 급등하는 등 실제 실적 개선 가능성 이상으로 과열된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김수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부장은 “주식은 해당 기업의 사업내용과 실적을 보며 투자해야 하는데 소문만으로 개인이 투자에 나서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며 “단기에 급등했단 것은 반대로 급격히 빠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kw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