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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 둔화에도 원유 사들이는 中
1800만배럴 매입 月 최대물량…유가 하락 전략적 비축 적기 판단


‘원자재 블랙홀’ 중국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세계 경기둔화와 달러강세로 원자재 약세가 뚜렷한 상황에서 중국이 원유와 비철금속 등 원자재 시장에 귀환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28일 “중국의 경기감속에도 불구하고 원자재 수요는 여전히 견조하다”면서 특히 “중국이 저가매수의 잇점을 활용해 전략적 비축원유를 채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中 원유 저가매수 공세=중국 최대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ㆍCNPC)는 이달 싱가포르 공개 시장에서 원유 카고(1카고당 50만배럴) 36개를 사들였다. 배럴로 환산하면 1800만배럴로, 월 단위 기준 최대 구매량이다.

WSJ은 “중국의 원유 매입은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원유 소비국인 중국이 어떻게 원유 과잉생산의 장점을 할용하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현지 원유거래업자들은 “이 정도 규모까지는 아니었지만 중국은 빈번하게 원유 저가매수의 기회를 활용해 왔다”며 “이는 중국이 현재의 유가하락을 일시적인 것으로 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중국의 이번 원유 매입은 그동안 중국 정부가 보여온 매입 패턴의 변화도 시사한다. 중국 정부는 통상 원유를 고정 가격에 장기 계약을 통해 확보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현물시장에서 바로 매입했다.

▶경기둔화에도 원유수입 최고 왜?=중국의 원유 수요는 경기둔화 여파로 1990년대 이후 최저치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원유 수요는 올해 전년대비 2% 상승에 그쳤지만 원유 수입은 오히려 8.5%로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유가하락을 전략적 비축 원유를 매입할 적기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전략적 원유비축은 원유 공급 및 운송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회원국에 적정 비축 원유량을 90일간의 수입분으로 권고하고 있지만 중국은 30일에 불과한 상황이다.

베른슈타인 연구소의 닐 베버리지 분석가는 “중국이 저가매수의 잇점을 활용해 비축원유를 채우고 있다”며 “이같은 중국의 원유 매입은 약화된 글로벌 원유 수요를 끌어올리면서 원유시장 균형에 일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中, 원자재 큰손 여전=원자재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여전히 강하다. 원자재 시장이 세계 경기둔화와 미국의 달러 강세로 전반적인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비철금속의 강세는 계속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올들어 아연은 9.7% 올랐고, 알루미늄과 니켈도 각각 9.2%, 8.0% 상승했다. 다만 경기판단지표인 ‘닥터 코퍼’ 구리가격은 9.1% 하락했다. FT는 “중국에 대한 초점은 경기둔화로 옮겨가고 있지만 원자재 수요는 여전히 강하다”고 평가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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