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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만을 위한 ‘작은 사치’
화학 성분 대신 100% 천연성분으로 만든 ‘프리미엄 비누’ …수분유지·피부자극 없어 한 조각 8만원 훌쩍 넘는 비누도 인기
호텔 숙박 후 기념품처럼 하나 둘 챙겨 온 욕실 어메너티(amenity, 편의용품)가 대충 만들어놓은 박스를 채울 때 쯤이었다. 한켠에 몰튼 브라운, 아베다, 록시땅 등 돈 값을 한다는 고급 천연브랜드의 비누들이 쌓였다. 정의하기 힘든 화학적인 향과 사용 후에 온 몸의 수분을 빠앗아 달아난듯한 그 뻑뻑함. 그간 갖고 있던 안 좋은 감정 탓에 꺼려졌던 비누를 다시 집어들었다. 코를 찌르는 거북스러운 향 대신 오히려 무취에 가까운 은은한 향이 좋았다. 물 세척 후 피부에 남아있는 수분감도 놀라웠다. 예전, 그 비누가 더 이상 아니었다.

비누를 안 쓴지 오래다. 무엇보다 비누가 세안대, 욕실에서 설 자리가 없어져버렸다. 클렌징폼으로 세수를 하고, 샴푸로 머리를 감고, 바디클렌저로 몸을 닦는다. 언젠가, 비누 하나로 다 해결했을 이 모든 과정들은 이제는 각각의 전문화된 제품들이 대신한다. 


거북함 대신 은은한 향으로 다가온 너…Soap

올해 초, 롯데마트가 지난 2004년부터 10년간 개인 위생용품 매출을 살펴본 결과 비누 매출 구성비는 기존 40%에서 지난해 25%로 뚝 떨어졌다. 핸드클렌저의 매출 구성비는 늘었다. 당시 롯데마트 측은 “국민 소득이 증가하면서 위생용품 시장에 다양한 대체상품이 증장하고 폼·젤·로션타입 등 용도가 세분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여전히 비누를 찾는 이들이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특정 비누를 찾는 ‘비누 소비층’이 생겨났다라는 표현이 맞겠다. 명절선물세트에서도 자취를 감췄던 비누는, 화학성분 대신 천연 성분을 넣은 ‘천연비누’로 진화하며 프리미엄 비누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있다. 한 조각에 8만원이 훌쩍 넘는 한 유명 코스메틱 브랜드의 비누는 입소문을 타고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선물용으로 인기다.

그들만을 위한 럭셔리비누‘클라우스 포르토’

서촌 길을 걷다 만나게 되는 포르투갈 천연 코스메틱 브랜드 ‘클라우스 포르토’의 비누는 비누답지 않은 화려한 포장과 최고급 성분만을 사용한 품질, 그리고 결코 착하지 않은 가격으로 알음알음 SNS을 통해 입소문을 타고 있는 브랜드 중 하나다. 사용 후 당기지 않고 촉촉함이 남아 있다는 칭찬 일색의 후기가 끊이지 않는 클라우스 포르토. 포르투갈의 명품 비누라고 불린다. 100년 역사의 뷰티브랜드로 특히 비누는 오프라 윈프리 등 헐리우드 스타들의 필수 아이템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아프리카 버터나무, 피스타치오, 망고에서 추출한 100% 식물성 버터와 최고급 에센셜 오일을 블렌딩해 만들어 거품이 부드럽고 향의 지속력이 좋다.

佛장인의 노하우 숨쉬는 수제비누‘랑팔라투르’

지난 16일, 잠실 롯데월드몰점을 오픈한 ‘랑팔라투르(Rampal Latour)’는 장인의 노하우로 만들고 자연 건조하는 프랑스 전통 수제 비누 브랜드다. 고체 비누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브랜드 중 하나로, 그 중에서도 ‘마르세이유’는 랑팔라투르의 대표 제품. 이름 그대로 마르세이유 지역의 전통 천연비누로 72% 이상의 순수 올리브 오일이 함유된 무향, 무색소, 무방부제 비누다. 특히 건조한 피부나 알러지 또는 예민한 피부로 고민하는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제품이다. 바디 뿐만 아니라 얼굴 세안, 마사지용 등 다양하게 활용 가능하다.

1200여종 지중해 식물서 원료 추출 청정비누‘코레스’

그리스 천연주의 화장품 ‘코레스(Korres)’는 6500종의 식물 및 그리스에만 서식하는 1200종의 식물에서만 원료를 추출하여 제품을 제조한다. 코레스 비누는 천연 아몬드 오일과 비타민 E 가 풍부해 피부를 부드럽고 촉촉하게 해주며 모든 피부에 이상적인 것이 특징이다. 주요 성분을 그대로 이름붙인 것이 인상적이다. ‘카모마일 비누’는 카모마일 추출물을 넣어 진정과 수렴효과로 가벼운 피부 염증을 감소시킨다. ‘석류 비누’는 항산화효과가 있는 석류 추출물을 넣은 제품이다. 석류는 타닌산, 안토시아닌, 비타민A,C,E의 중요한 공급원 중 하나. 석류 비누는 모공을 조여주고 피부 표피를 강화시켜 지성과 복합성 피부에 좋다.

이처럼 천연, 고급,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을 달고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는 비누. 비누 시장의 고급화의 이유 중 하나로 전문가들은 ‘나만을 위한 작은 사치’를 꼽는다.

화장품업계 한 관계자는 “고가 비누, 천연 비누가 인기를 얻는 것은 최근 화장품 시장의 주요화두인 프리미엄 향수의 인기와 맥을 같이하는 부분이 있다”며 “피부에 직접 닿는 것인만큼 하나를 쓰더라도 좋은 제품을 쓰고자하는 소비 심리가 비누에도 반영된 것으로 본다. 천연 성분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꾸준히 지속될 트렌드다”고 설명했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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