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등 소재 특성 살리고
브랜드 가치 표현하는데 주력
D(Deutschland)
메르세데스 벤츠·BMW등
주최국 프랑스 전시관보다 인기
PHEV(plug in hybrid…)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단점극복
고연비·실용성 갖춘 모델 선봬
[파리(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파리모터쇼는 세계 4대 모터쇼 가운데 가장 늦은 시기에 열려 한 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를 정리하는 의미를 갖는다. 지난 2일(현지시각) 개막한 ‘2014 파리모터쇼’는 올 해를 ‘아름다운(G) 독일(D)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PHEV)’으로 정리했다. 독일 브랜드들은 양립하기 어려워 보였던 ‘고연비ㆍ실용성’을 모두 충족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량(PHEV)에 미적 완성도까지 높여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보다 현실적으로…PHEV가 대세=이제 모터쇼에서 친환경차는 더 이상 새로운 아이템이 아니다. 문제는 어떤 방식이냐다. 이번 모터쇼에서는 PHEV가 두각을 나타냈다. PHEV는 순수 전기차처럼 배터리를 충전한 뒤 처음에는 전기모터의 힘만으로 달리다. 배터리가 소진되면 엔진을 켜고 기존 하이브리드차처럼 달린다. 주행거리가 짧은 전기차(EV)와 연비가 그리 높지 않은 하이브리드차(HV)의 단점을 극복한 기술이다.
‘기술의 나라’는 PHEV에서도 남다른 실력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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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메르세데스 벤츠‘ S500’ |
메르세데스 벤츠는 디터 제체 회장이 직접 나서 S500 PHEV를 소개하며 럭셔리 플래그십 세단 시장에서도 친환경차의 시대가 열렸음을 선언했다. 폴크스바겐은 1.4ℓ TSI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 연비가 62.5㎞/ℓ(유럽기준)에 이르는 ‘파사트 GTE’를 선보였다.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고 배터리를 완충한 상태에서 파리-런던 왕복거리인 최대 1000㎞ 주행이 가능한 연비다. BMW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형 PHEV인 ‘X5 e-드라이브 콘셉트카’를 내세웠다.
프랑스 업체로는 르노가 3기통 가솔린엔진과 8㎾ 리튬이온 전지로 구동, 연료 1ℓ로 100㎞를 주행할 수 있는 PHEV ‘이오랩(EOLAB)’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 정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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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시트로엥‘ C4칵투스 에어플로우 ’ |
▶ 프랑스 누른 독일 디자인=이번 모터쇼의 주제는 ‘자동차와 패션’이다. 패션 강국을 자부하는 프랑스 업체들은 그동안 친환경차엔 등한시됐던 미적 요소를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 푸조와 시트로엥은 각각 2ℓ의 연료로 100㎞를 주행하는 하이브리드 에어 기술이 탑재된 ‘208 하이브리드 에어 2ℓ’와 ‘C4 칵투스 에어플로우 2ℓ’에 미적 요소를 가득 채웠다.
알렉산드르 말발 시트로엥 총괄 디자이너는 “그동안 친환경차는 탄소섬유 및 알루미늄 등 경량화를 위한 소재에만 집중해 디자인에서 다소 소홀했다”며 “푸조와 시트로엥은 소재의 특성을 잘 살리면서도 브랜드 특유의 가치를 넣는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의 판단은 좀 달랐다. 프랑스 보다 독일의 전시에 더 큰 박수를 보냈다.
일반 공개가 시작한 4일(현지시각)에도 폴크스바겐 전시장이 위치한 4관과 BMW그룹, 메르세데스 벤츠 등이 위치한 5관은 르노, 푸조, 시트로엥 등 프랑스 업체가 자리잡은 1관보다 더 많은 관객을 모았다.
특히 독일 4사(폴크스바겐, 아우디, BMW, 메르세데스 벤츠)가 내놓은 세계 최초 모델은 무려 8개로, 이른바 ‘홈팀’인 프랑스 3사의 새 모델 숫자(9개)에 밀리지 않았다. 게다가 폴크스바겐그룹과 메르세데스 벤츠는 언론공개 하루 전 최고경영자인 마틴 빈터콘 회장과 디터 제체 회장이 직접 전야제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각 사의 세계 최초 공개 모델을 직접 설명하고, 친환경차 사업에 대한 미래 비전 등을 밝혔다. 푸조의 한 관계자는 “폴크스바겐 파사트나 미니 5도어 모델 등 독일 브랜드의 인기 모델이 모두 세계 최초로 공개되며 관객들의 관심을 모았다”며 “프랑스가 차린 잔치에 독일차가 주인공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