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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양규 기자의 보험캐치] 자금압박에 세무조사까지…시련 겪는 GA업계
[헤럴드경제=김양규 기자]지난해부터 대형독립법인보험대리점(이하 GA)들이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다. ‘갑질’논란에 금융당국의 검사 그리고 세무당국의 강도높은 세무조사까지 그야말로 최대의 경영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일부 보험사들은 독립GA에 맞서 GA를 설립해 자회사로 두고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가 하면 GA들마다 보험료 덤핑(부당 리베이트) 신고를 통해 견제하고 있다. 게다가 국세청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이들 GA에 대한 세무조사를 강화하면서 사면초가에 몰려 있다.

◆GA 본연의 역할 퇴색...도입취지 제정립해야=GA채널은 당초 보험사 입장에선 판매채널 유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과 설계사 입장에서는 높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맞물리면서 조직이 급격히 성장했다. 더욱이 보험소비자 입장에서 각 보험사별 상품을 비교해 가입할 수 있다는 장점은 그야말로 GA채널에 대한 기대를 높이면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왔다.

이에 GA채널은 지난 2007년 이후 연평균 20%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2012년에는 채널별 시장점유율에서 손보는 40% 넘게 생보는 10% 등 가까운 입지를 키워나갔다. GA소속 설계사 수도 15만명으로 전체 설계사 수의 40%에 육박하는 등 대형 판매조직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해외와 달리 국내의 경우 보험시장 내 제판분리가 이미 진행된 상황이나 현행 법제는 제조사인 보험사가 판매를 관리, 통제하는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더구나 보험소비자에게 각 보험사별 비교우위 상품을 선별, 니즈에 맞춘 재정설계를 한다는 설립 취지는 퇴색되고, 여러 소규모 보험대리점으로부터 실적을 매집해 보험사로부터 높은 수수료만 챙겨려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부당승환 계약, 모집조직의 집단 스카웃으로 인한 시장질서 문란 등 각종 부작용을 야기하고 있다는게 일각에서 제기하는 문제점들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최근 수수료 체계 개선 등 제판 분리와 불완전 판매 원인을 제거하려는 제도보완이 시도되고 있는 상황에서 판매 패널의 시장 변화에 대응한 근본적인 제도 변화를 모색해야 할 시점인 만큼 GA 본연의 역할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GA채널은 당초 소비자 중심의 맞춤형 재정컨설팅 제공이라는 차원에서 도입됐다”며 “그러나 현 상황은 수수료 중심의 보험상품 판매로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즉 당초 전속 모집조직들의 자사 상품에 대한 편중 판매에 대한 부작용을 견제하기 위한 GA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관계자는 “지금이라도 GA채널의 도입 취지를 되살려 고객 중심의 재정컨설팅 제공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판매자 책임강화 논란 고조=최근 보험업계와 GA업계간 판매자 책임 강화 방안을 두고 신경전이 팽팽하다. 금융당국 역시 일부 GA들의 승환계약 등 불완전 판매가 급증하면서 이들에 대한 견제 방안을 강구중이다. 금융당국은 판매채널의 건전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보험연구원에 연구용역을 의뢰한 상태로, 내달 공청회를 통해 개선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상품 판매 과정에서 상품의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거나, 자필서명을 위반하는 등의 불완전 판매가 만연하고 있으나, 판매를 책임 진 GA들의 책임은 거의 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불완전 판매로 인한 손실은 향후 보험사가 구상을 통해 보전할 수 있으나, 이를 제대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않다“고 말했다.

즉 중소형 보험사들의 경우 대형GA들이 불완전 판매로 손실을 입혀도 실적을 무기로 담합해 매출을 줄일 수 있다는 우려때문에 대형GA를 상대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GA업계 관계자는 ”대형GA들이 보험사들을 상대로 ‘갑질’을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이는 일부 몰지각한 GA들이 실적을 내세워 불합리한 요구를 보험사에 제시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한 “정도경영을 내세워 열심히 경영하는 GA들도 상당수”라며 “일부를 마치 GA업계 전체인 것 처럼 폄훼하는 건 보험시장 발전에도 도움이 되질 않는다“며 ”GA가 갑질을 할 정도의 힘이 있다면 고객의 유지관리는 GA들이 하는데 법적으로 보장된 유지수당을 왜 못받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GA일각에서는 불완전 판매로 인한 민원 증가 및 손실 야기 등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지적과 관련 판매자들의 과실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보험사들이 인수심사 과정에서 걸러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양측 모두의 책임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자금압박에 세무조사로 세금추징까지...‘옥석’ 가려낼때=올해 금융당국의 선지급 수수료 체계 개선의 영향으로 조직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GA들은 보험사로부터 지분매각을 비롯 금융권으로부터 차입 등 경영난 타개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들은 보험사로부터 목돈으로 받던 수수료를 분납형식으로 받게되면서 모집조직 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게다가 지지난해 말부터 세무당국의 강도높은 세무조사로 많게는 수십억원에서 적게는 수천만원까지 세금을 추징당하는 등 사면초가에 놓인 상태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현재 GA업계 내 U사와 G사 등이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해 A사, Y사, G2사, K사 등 수십곳에 달하는 GA들이 적게는 2500만원에서 많게는 20여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추징받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GA들이 이중코드를 사용한 것이 적발돼 세금을 추징당한 것으로 안다”며 “일부는 고객을 초청해 진행한 행사에서 비용을 접대비가 아닌 판촉비로 처리한 것이 문제가 돼 세금을 추징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GA들이 방만한 경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특히 보험사나 보험소비자를 위해서라도 독립경영을 통해 사업을 육성, 확장해 나가는 GA와 이합집산식으로 뭉쳐 실적 기준 수수료만 가지고 장사하는 GA들과는 옥석을 가릴 때가 됐다”고 말했다.

또한 “제법 경영마인드를 품고 사업을 영위해 나가는 GA들에게는 IFA 자격을 부여하는 등 인센티브 제공을 고려할 만하다”며 “매집을 통해 외형확장만 시도하는 GA들은 과감히 퇴출시키는 방안을 금융당국은 고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yk7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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