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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낵, 主食이 되다
과일, 프리첼, 도너츠, 초콜릿 바…세계인의 45%가 식사 대신 즐겨 먹는다는데…
47가지 중 과일·초콜릿 압도적 지지
“요거트·샌드위치·치즈·칩종류 順

“스낵 소비 대부분 여성이 주도
“천연 재료 사용” 주요 구매기준으로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의 태평성시를 연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은 케이크와 사탕과자, 타르트 등 단 음식이라면 사족을 못썼다. 야참도 즐겼다. 이 때문에 충치가 생겨 말년에는 음식을 씹지 못해 고생했다. 식사는 아주 소량만 닭고기 등 가벼운 음식 위주로 비규칙적으로 여러번 나눠 먹었다. 와인에 물을 섞어 마실 정도로 절제된 음주 생활을 했다. 그 덕분인지 여왕은 100세까지 천수를 누렸다.

16세기 절대군주의 입맛과 식습관이 21세기 여성 뉴요커의 식성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점심 대신 초콜릿 바’ ‘시간 되는대로 조금씩 먹기’가 바로 바쁜 현대 도시인의 식생활 모습이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업체 닐슨이 최근 펴낸 ‘스낵 공격(Snack Attack)’ 보고서가 이를 입증한다.


세계 스낵 소비 트렌드를 파악하고자, 60개국 3만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음식 습관에 대해 조사한 이 보고서를 보면 각 국에서 스낵은 이제 식사 자리를 꿰차고 있다 시피 하다.

우리는 스낵이라고 하면 흔히 ‘00깡’ 같은 과자류를 떠올리지만 영어로 스낵은 도너츠, 초콜릿 바, 프리첼(소금을 뿌린 꽈배기 모양 과자), 과일 등 끼니 사이에 먹는 요기꺼리를 말한다.

닐슨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스낵 매출은 2013~2014년 회계연도 기준 3740억달러 규모로 연 2%성장했다. 아시아태평양(460억달러), 중남미(300억달러)가 각 연 4%, 연 9% 성장률로 세계 평균 보다성장이 빨랐다. 보고서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전세계 절반은 식사 대신 스낵=응답자의 91%가 스낵을 하루에 한 번 먹는다고 답했다. 스낵을 너무 사랑해 하루 온종일 먹는 사람도 21%나 됐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스낵을 먹을까. 응답자의 76%가 식사 시간 사이에 허기를 달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식사 대용이란 응답자도 45%나 됐다. 52%가 아침 대신, 43%는 점심 대신, 40%가 저녁 대신이라고 스낵을 먹었다. 식사 대용은 특히 중동ㆍ아프리카 지역(58%)과 중남미(55%)에서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의 63%는 영양 때문에 스낵을 찾는다고 답했다. 61%는 에너지를 높이기 위해서였다. 또한 60%는 휴식 때, 53%는 시간을 때워야할 때 스낵을 선택했다.


스낵은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고(64%), 스트레스를 풀어주고(44%) 등 유익하게 여겨졌다.

닐슨의 수잔 던 부사장은 “많은 사람들이 바쁘고 쉼 없는 라이프스타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빠른 식사를 하고, 건강 효과도 적고 칼로리는 높은 패스트푸드를 선택한다”면서 “영양도 있고, 간편하며, 먹기 쉬운 대체 음식 시장은 스낵이 시장점유를 늘릴 수 있는 기회”라고 전망했다.


▶세계인이 선택한 스낵은 신선한 과일=47가지의 스낵 가운데 1개만 선택하라고 했을 때 1위는 신선한 과일(18%)이 차지했다. 초콜릿(15%)이 그 뒤를 바짝 이었다. 과일과 초콜릿은 요거트(6%), 빵ㆍ샌드위치(6%), 치즈(5%), 감자칩ㆍ토틸라칩(5%), 야채(5%), 아이스크림(4%) 등 다른 스낵과 비교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30일 동안 먹은 스낵을 복수로 고르게 한 문항에선 초콜릿이 64%로 1위였다. 이어 신선한 과일(62%), 야채(52%), 쿠키ㆍ비스킷(51%), 빵ㆍ샌드위치(50%), 요거트(50%), 치즈(46%), 칩(44%), 견과류(41%), 아이스크림(33%) 등이 10위권에 들었다.

지역마다 인기 스낵은 달랐다. 아시아는 ‘단 맛’, 북미는 ‘짠 맛’, 유럽은 ‘몸에 좋은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읽힌다.

초콜릿은 아태 지역에서 압도적 1위(69%)지만 유럽과 중동ㆍ아프리카에선 신선한 과일(62%)에 밀려 2위였다. 그런가하면 신선한 과일은 중남미에선 요거트, 초콜릿, 치즈, 아이스크림 다음으로 5위로 낮았다. 북미에선 칩(63%)이 1위, 신선한 과일(55%)은 5위였다.

스낵 종류별 판매액도 대륙별로 차이났다. 초콜릿ㆍ사탕과자 같은 당과류 판매액은 유럽에서 470억달러로 가장 많았다. 북미에선 칩처럼 짭짤한 스낵(솔티)이 280억달러로 가장 많이 팔렸다. 아태 지역에선 요거트, 치즈 같은 냉장 스낵이 140억달러로 전체의 3분의 1을, 중남미에선 쿠키ㆍ케이크가 90억달러로 4분의 1 가량을 차지하며 각각 1위를 기록했다. 

▶남성 보다 여성이 스낵 즐겨=세계적으로 스낵 소비는 여성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콜릿의 경우 여성 68%, 남성 61%가 즐겼다. 신선한 과일(여성 68%, 남성 57%), 야채(56%, 49%), 쿠키ㆍ비스킷(55%, 48%), 요거트(57%, 44%), 견과류(44%, 39%) 등 대부분의 스낵 종류에서 여성 소비 비중이 더 컸다.

스낵 소비자들은 점차 건강도 생각하고 있다. 스낵 재료가 모두 천연이어야한다는 생각에 45%가 ‘매우 중요하다’를, 32%가 ‘어느정도 중요하다’고 답했다. 또 스낵을 구매할 때 신경쓰는 건강 요소로는 인공색소(44%), 유전자조작(43%), 인공향(42%), 카페인(23%), 글루텐(19%) 등이 꼽혔다.

닐슨은 “전세계 중산층의 부상, 맛의 진화, 신규 유통채널의 등장 등 변화하고 있는 트렌드에 맞춰 제조사가 전략을 조정해야만 스낵 산업이 성장을 계속할 것”이라며 “1인당 소비 증가와 인구 증가, 중산층의 부상 면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가장 큰 성장기회가 있다”고 내다봤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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