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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쇼핑천국’ 홍콩, ‘골든위크’ 특수 실종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센트럴 점령(Occupy Central)’ 시위에 ‘쇼핑천국’ 홍콩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세계관광기구(UN WTO)에 따르면 홍콩은 외국인 관광 수입 면에서 지난해 389억달러(41조200억원)를 벌여들여 세계 10위에 올라 있다. 작년 홍콩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2566만1000명이며, 이는 중국 본토(5568만6000명)의 절반과 맞먹는다.

하지만 소매유통과 관광의 연중 최대 성수기인 국경절 ‘골든위크’(1~7일)의 올해 특수는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 8월 소매판매가 직전 6개월간의 둔화세를 뚫고 전년동월 대비 3.4% 성장했지만 다시 꺾이게 생겼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주요 번화가의 상점과 은행이 문을 닫거나 폐점 시간을 앞당겼다.

홍콩 중심부 하코트로드에 모인 시위대 캠프와 MTR역 사이에 있는 쇼핑몰 어드미럴티 센터<사진>에는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6년간 일한 직원 삼 리우는 “지금도 안좋지만, 국경절 연휴에까지 시위가 계속되어, 일어날 일이 더 걱정이다”며 “이런 경우는 처음본다”고 말했다.

이 쇼핑몰의 하코트로드 방향 출입구는 29일 폐쇄됐다.


시티오피스서플라이 점주 곽모칭은 “요즘 판매는 평소 판매 보다 10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며 “납품업체들이 재고를 들여놓을 수도, 직원이 배달을 나갈 수도 없다”고 꽉 막힌 교통 상황을 전했다. 그는 “보통 때라면 하루 종일 배달로 바쁘지만 지금은 하루 종일 앉아만 있다”면서 “간혹 단골 고객이 상점 문을 열었는 지 물어오면, 여기까지 어떤 길로 와야하는 지를 알려줘야한다. 영업 상황이 매우 나쁘다”고 울상을 지었다.

시위대 캠프 근처에서 유일하게 성황인 상점은 맥도날드다. 배고픈 시위대들도 끼니를 때워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마저도 오후3시30분이면 문을 닫는다.

레어 앤 파인 와인의 엘렌 호는 “하루 종일 손님을 단 한명 받았다. 평소와 견줘 90% 이상 떨어졌다”며 “강력한 태풍이 불어닥쳤을 때의 판매와 같다”고 비유했다.

중심부 랜드마크 몰의 지미추, 디오르, 셀린느, 토드 등 명품숍이 몰려있는 상가도 평소라면 오후 늦게까지 조명이 훤하지만, 29일부터 오후 7시 무렵이면 절반은 불이 꺼진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퍼시픽플레이스몰도 사정은 비슷하다.

코즈웨이베이의 인기있는 소고 백화점도 폐점 시간을 4시간 앞당겨 오후6시면 문을 닫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소매업자들이 시위가 어떻게 발전할 지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다”며 “본토 관광객 씀씀이가 경제 둔화와 사치풍조 근절 운동 탓에 예전만 못해 이미 지난 2월부터 소매유통업의 전년대비 판매는 감소세”라며 “벌써부터 올해 골든위크가 근래 가장 실망스러울 것이란 예측이 있다”고 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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