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위조 신용카드로 국내에서 억대 명품을 구입한 혐의로 루마니아인 A(44) 씨 등 일당 5명을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7월 국내로 입국한 이들은 해외에서 미리 위조한 해외 신용카드로 약 3주간 1억2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구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결제를 시도한 액수까지 합치면 총 556회 3억원상당에 이른다.

이들은 위조총책이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상품을 구매할 때 신용카드의 정보를 몰래 빼낸 뒤 빈 카드에 스페인과 헝가리 국적의 인적사항을 넣어 위조한 신용카드를 건네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만들어낸 카드 200여장을 갖고 국내 매장을 돌아다니며 명품 가방과 귀금속, 노트북 등을 사들였다. 범죄에 동원한 19개국의 피해 카드 중에는 우리나라 카드사에서 발행한 것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결제 시 ‘한도 초과’ 메시지가 뜨면 해당 카드는 내다 버리고, 승인 시 매장에서 신분 확인을 요구하면 미리 위조해 둔 여권과 신분증 등을 건네 의심을 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루마니아 현지 총책으로부터 모바일 채팅을 통해 브랜드와 제품 사진 등을 전달받는 등 실시간으로 구매할 물건을 지시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루마니아로 돌아가 물건을 팔아 수고비 명목으로 물품가의 10%를 받을 계획이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한국에서 마그네틱 신용카드를 이용한 범행이 쉽고, 걸려도 처벌이 가볍다는 소문을 들어 범행 국가로 한국을 선택했다”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