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지난 22일 고려대학교 총학생회가 대학의 서열화, 기업화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중앙일보의 대학종합평가를 거부한 가운데, 한양대 등 4개 대학 총학생회도 고려대와 함께할 뜻을 밝혔다.

한양대와 경희대, 동국대, 성공회대 총학생회는 26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순화동의 중앙일보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기적인 지표성장, 순위상승에 목숨을 건 대학들의 ‘줄’서기에 학생들이 피해를 입는다”며 “대학 발전을 가로막는 언론사 대학평가를 거부한다”고 말했다.

4개 대학 총학생회는 “고려대의 언론사 대학평가 거부에 시민들과 대학생들의 많은 격려와 응원이 빗발치고 있는 이유가 단지 우리 사회의 적폐와 추태 소식을 잠시나마 잊게 만들어줬기 때문은 아닐 것”이라며 “언론사의 무분별한 ‘줄 세우기’식 평가야말로 현재 전국의 대학 캠퍼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잔혹한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총학생회는 그러면서 많은 대학생들이 고려대 총학생회의 대학평가 거부 선언에 공감하는 가장 큰 이유에 대해 “실속은 따지지도 않고 개설된 영어강의, 취업과 스펙관리에 열을 올리는 대학행정의 실태 등, 대학평가가 낳은 비정상적인 단면에 대한 피해를 학생들이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언론사 대학평가가 한국 사회의 학벌 카르텔을 깨뜨리는 역할을 해줄 수 있지 않느냐는 일각의 주장에도 반박했다.

총학생회는 “20년이 넘게 진행된 중앙일보 대학종합평가가 보여주듯 학벌 카르텔은 깨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두텁게 그 지위와 위상을 지켜내고 있다”며 “남은 것은 ‘간판’”이라고 했다.

아울러 총학생회는 언론사 대학평가 거부를 위한 본격적인 행동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총학생회는 “학생들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구조에 맞서는 일이야말로 학생회 본연의 일”이라면서 “다음 주부터 대학 내 학우들을 직접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캠페인 활동에 이어 대학생 교육포럼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