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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의 무법자’ 러 전투기…유럽 영공 위협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캐나다와 미국을 순방 중이던 지난 17~18일(현지시간). 러시아 전투기 2대가 미국과 캐나다의 방공식별구역(ADIZ)까지 침투해 비상이 걸렸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 자료를 인용, 지난 2개월 사이 러시아의 핵 폭격기가 최소 16차례 캐나다와 미국의 방공식별구역을 침투했다고 보도했다.

주로 몸체가 작은 수호이 Su-27 플랭커 전투기, 투폴레프 Tu-22 초음속 폭격기, 몸체가 훨씬 큰 투폴레프 Tu-95 장거리 핵 폭격기 등이었다.


러시아 전투기가 눈에 띄지 않고 타국 영공까지 초근접 비행이 가능한 것은 비행기 정체 정보를 발신하는 신호기를 끄는 등 일반적인 방식을 벗어나 비행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FT는 옛 소련령이던 발트해 국가 뿐 아니라 캐나다, 미국, 네덜란드, 루마니아, 영국이 러시아군의 영공 침범을 겪었다고 나토(NATOㆍ북대서양조약기구)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러시아 전투기가 영공 부근에 근접 비행해 해당국 공군이 순간경계 태세에 돌입한 사건은 100건을 훨씬 뛰어넘어 2013년 전체의 3배가 됐다는 것이다.

FT는 “발트해 국가에서 러시아군 도발이 급증하고 있으며, 이 지역이 우크라이나에 이어 러시아가 역내 영향력을 확실히 하려는 탐색지의 다음 전선이 될까 겁먹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옛 소련령이던 발트해 연안에서 러시아 군용기 출현이 부쩍 잦아졌다.

나토 전투기는 올해에만 리투아니아 국경을 따라 68차례 감시 활동을 벌였다. 지난 10년 이래 최다 감시 활동이다.

라트비아에선 러시아 전투기가 접근해 위험천만한 행동을 하는 순간이 150차례 보고됐다.

에스토니아에서 올해 러시아 전투기가 영공을 침해한 사례는 5차례나 된다. 지난 8년 동안의 전체 침해 건수(7회)와 맞먹는다.

러시아의 핀란드 영공 침해 역시 올들어 급증했다.

지난 10년 간 연 평균 1~2차례에 불과하던데서 올해에만 5차례 넘었다. 칼 빌트 스웨덴 외무장관은 지난주 상황을 자신의 8년간 재임 기간 중 “가장 심각한 영공 침해”라고 지적했다.

제임스 로저 발트해 국방대 교수는 “발트해와 북유럽 국가들은 러시아 전투기의 잦은 영공 출현이 미래에 무슨 의미인지 걱정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그는 “러시아가 모든이들에게 자국이 상당한 공군력을 갖고 있음을 상기시키고자 함”이라고 러시아의 의도를 분석했다.

나토 고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에서처럼 러시아의 영공 침범이 국제사회에 긴장을 더해준다”고 우려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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