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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염 휩싸인 중동…‘쿼바디스’ 아랍
사우디 등 5개국 IS 공습 동참
이슬람 사회 뜨거운 찬반 여론…종파간 분열 가속 우려 목소리도



“너희들은 이슬람과 아랍의 적이고, 십자군(서방 기독교 군대)의 친구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아랍 5개국이 미국과 함께 이슬람국가(IS) 등 시리아 내 테러조직에 대한 공습에 돌입하면서 이슬람 사회내 찬반 여론도 뜨거워지고 있다.

아랍 각국에선 IS에 대한 공습 옹호론도 일고 있으나 동시에 IS 동정론도 커지면서 아랍인 간 동족 상잔의 비극은 정서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공습에 주도적인 사우디는 IS 옹호론자와 이슬람극단주의자들의 테러 위협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 국방부는 24일(현지시간) 아랍 동맹국들과 시리아 내 IS에 대한 추가 공습을 실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3일째 이어진 공습에는 사우디와 UAE가 참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이틀 간 공습에서 사우디와 UAE가 F-16 전투기를 각각 4대 씩 동원했고, 요르단은 F-15 4대, 바레인은 2대를 출격시켰다. 카타르는 미라주 2000 전투기가 출격했으나 공습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사우디에선 한 장의 사진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공습에 참가한 조종사들의 모습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이들을 살해하겠다는 위협이 빗발친 것이다.

사우디 관영 뉴스통신 SPA는 공습에 참여한 조종사 8명의 사진을 공개했다. 조종사들은 초록색 유니폼을 입고 전투기 앞에서 어깨동무하면서 미소짓는 모습이 사진에 담겼다. 이들 가운데엔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자도 끼어있었다.

익명의 IS 지지자들은 공습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을 통해 시리아 내 반 사우디, 반 서방 운동을 지지하며 사우디 정부를 깔아뭉갰다. 한 지지자는 트위터에 “왜 시아파를 공격하지 않느냐, 너희들은 이슬람의 적이자 십자군의 친구다”라고 몰아부쳤다.

반대로 자밀 알 오타이비로 알려진 공습 지지자는 “사우디 공군은 국가를 위협하는 IS에 폭격을 가하고 있다.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만약 막상 IS가 들이닥친다면 그들은 ‘공군은 어디있느냐’라며 울부짖을 것”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사우디 언론들도 “이슬람 율법학자들은 IS의 사상과 행동이 타락했으며 이슬람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고 살인과 참수에 기초한 기형적인 종교처럼 보이도록 만든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UAE 두바이의 정치학자인 압둘칼레크 압둘라는 “IS에 대한 잠재된 동정론도 있다”며 “미국은 사우디가 위협을 무릅쓰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과거 사우디가 알카에다 조직을 위한 자금 지원이 이어졌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최근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수천 명이 시리아 무장조직에 가담하고 있어 사우디 정부는 10년 전부터 인력공급 조직을 분쇄하는 작업도 벌였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것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며 사우디 내부에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을 돕는 더 많은 조직들이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이번 공습은 사우디는 물론이고 시아파 이란과 지역 냉전을 벌이고 있는 아랍 각국 수니파들의 공포도 불러일으켰다고 FT는 전했다.

상당수의 시아파 조직이 이란과 유대관계를 맺고 있으며, 예멘에서는 시아파 반군이 수도에 입성하는 파국을 맞았다.

때문에 아랍 각국의 종파 간 분열 현상이 도미노처럼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WSJ은 “첫 공습에 동참한 바레인과 UAE, 요르단이 형식적이고 모호한 성명을 내는 등 아랍 국가들이 시리아 공습에 목소리를 낮추고 있다”고 전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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