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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 · 인권 외치던 오바마, 요즘엔 ‘부시’와 닮았네
유엔총회 연설 “IS는 악의 세력”
‘부시 닮은꼴(?) 오바마’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대한 전쟁을 선포하고 국제사회에 동참을 촉구하고 있는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과거 오바마 대통령 스스로가 비판했던 전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테러와의 전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IS를 ‘죽음의 네트워크’로 규정하고 “어떤 신도 이러한 테러를 용납하지 않으며 어떤 불만도 이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IS를 반드시 분쇄하고 격퇴해야 한다”며 “IS와 같은 살인자들이 이해하는 언어는 오로지 ‘무력’뿐으로, 우리는 IS를 격퇴하기 위해 공습 등 군사력을 계속 동원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국제사회의 참여를 호소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내내 직설적이고 공격적 어조로 이어진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이 다자주의와 비폭력을 강조해온 과거의 어법과는 완전히 달라진, ‘놀라운 수사적 변화’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유엔총회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흑백논리로 선악을 나눈 것은 부시 전 대통령을 연상케 했다는 지적이다.

부시 전 대통령이 9ㆍ11테러 이후 이란, 북한, 이라크 등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것처럼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IS를 ‘악의 세력’(brand of evil)이라고 부르며 맹비난했다. 특히 부시 전 대통령이 2003년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이 대량살상무기를 갖고 있다며 전쟁의 당위성을 역설한 것과 유사했다고 블룸버그는 꼽았다.

공화당 전략가 에드 로저스는 워싱턴포스트(WP)에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은 그 어느 때보다 ‘부시 같았다’(Bush-lite, Bush-esque)”고 평가하고 부시 전 대통령이 과거 유엔 총회에서 한 연설 내용과 비교했다. 일례로 그는 2008년 9월 총회에선 이란과 북한에 대한 국제제재를 촉구하면서 “우리는 테러공격을 막기 위해 긴밀히 협조해야 한다. 유엔과 다른 다자기구들은 지속적으로 테러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WP 칼럼니스트 데이나 밀뱅크는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전쟁 옹호론을 펼쳤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IS를 가리켜 쓴 단어인 ‘죽음의 네트워크’가 부시의 ‘악의 축’을 계승했다고 비꼬았다.

인권변호사 출신인 오바마 대통령은 인권과 자유, 평화를 주창해왔다. 특히 2008년 대선유세기간엔 부시 전 대통령의 이라크 전쟁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기까지 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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