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사주카페가 있다. 미신이라고도 하지만 지금도 사업을 시작하거나 이직을 준비할 때, 결혼을 앞두고 혹은 새 집으로 이사를 갈 때면 많은 사람들이 점을 본다. 그래서 용하다는 사주카페나 점집은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고민들을 털어놓고 위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카운셀링이나 정신과 치료가 일반화되어 있는 서양과 달리 그런 곳에서의 상담과 치료에 대한 심한 거부반응이 있는 한국에서는 사주카페, 철학관, 점집이 오랫동안 그 역할을 대신해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5년 오픈한 홍대 원조 사주카페 1호점에 이어 2008년 오픈한 압구정 로데오 거리의 사주카페 재미난 조각가 2호점은 점 문화에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사주카페를 찾는 대부분의 손님들은 당연히 점을 보기 위한 목적으로 방문한다. 그 때문에 대부분의 사주카페는 실내 인테리어나 음식, 음료의 질이나 서비스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덕분에 손님들 역시 사주카페라고 하면 아예 다른 서비스에 대해서는 반쯤 포기하고 방문한다. 또 주먹구구식 가격표를 적어놓고 상담 후 고객이 생각한 상담료와 다른 가격 제시로 얼굴을 붉기는 일도 매우 많이 벌어진다.
이런 사주카페들의 관행을 바꾸고자 세부적인 정찰제 가격표를 상담 전 고객과 정하고 시작하는 등 그런 점에서 보면 재미난 조각가는 타 사주카페와는 많은 차이점을 보인다. 재미난 조각가 압구정점의 실내에 들어서면 원목으로 마감된 높은 천정과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하는 전면 창 등은 흡사 고급 와인바에 온 듯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처음 온 손님들은 곧잘 어리둥절해 하기 때문에 직원들이 익숙하게 자리로 안내하고 약간 복잡하다고 느낄 정도의 세부적인 정찰제 상담 가격표와 음료 메뉴판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듣고 어떤 음료와 요깃거리를 먹으며 신점, 사주, 타로 중 어떤 점술로 볼지를 정하고 내 순서를 차분히 기다리면 된다.
재미난 조각가(http://blog.naver.com/seraba) 압구정점의 김병기 실장은 “사실 사주카페다 보니 손님들 대부분이 음식이나 음료 맛에는 큰 관심이 없으십니다. 20년 가까이 된 오랜 전통의 사주카페로 정확도나 상담에 대한 만족도는 감히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방문하시는 손님의 80% 이상이 재방문 손님입니다. 그만큼 만족도가 높다는 거죠. 그래서도 최소한 보통 카페에 뒤지지 않는 맛있는 음식, 좋은 음료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맛있는 것 먹으면 더 행복해지는 게 사람 마음이잖아요? 가격표 또한 손님의 예산에 맞게 정확히 정하고 만족한 상담을 해야 계산하면서 나갈 때 기분 좋게 웃으며 또 올게요 하시며 가시거든요”라고 전했다.
김병기 실장은 카페 문을 열고 들어올 때와 나갈 때 조금 더 편하게 변한 손님들의 표정을 보고 있으면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된다고 말했다. 맛과 분위기, 서비스. 일반 맛 집이라면 이 삼 박자만 고루 갖춰도 합격점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