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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하이라이프]러 부자들, 伊 토스카나 부동산 큰손...67억도 싸다고?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이탈리아 중북부 토스카나 주(州) 루카 현의 현도 루카 시 부동산 시장에 동부 유럽 올리가리히(신흥부자)의 자본이 몰려들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 사태 이후 러시아의 돈 줄을 옥 죄려는 서방의 제재가 심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이해된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4일(현지시간) “루카 주변 지역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우리 고객 중 10명 중 6명은 러시아나 옛 소련 출신”이라고 한 현지 부동산 중개인의 말을 전했다.

루카는 유명 작곡가 푸치니가 태어난 오페라의 고장이자, 로마 시대 원형경기장에 지어진 중앙광장, 르네상스 시대 성곽이 가로수를 따라 그대로 남아있는 유래 깊은 도시다.

[출처 =텔레그래프]

현지 부동산 중개인 디미트리 코르티는 실제 나폴레옹의 누이동생 파울린 보나파르트가 머물렀던 17세기의 저택 ‘빌라 파올리나’를 구매하기 위해 러시아 부자들이 사전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귀뜸했다.

어떻게 해서 러시아 신흥부자들은 루카에 눈독을 들이게 됐을까.

수십년전서부터 러시아 올리가리히들은 주로 밀라노 부유층으로부터 토스카나 해변지역 포르테 데이 마르미의 리조트를 구매해 여름 휴양지용 빌라로 활용해왔다. 불과 20년전만해도 러시아인은 이탈리아에서 8월에 털 코트를 구매하고, 생선과 레드와인을 즐기는 등 일회적인 소비에 그쳤지만, 최근에는 문화 상식을 키우면서 이탈리아 내륙의 고급 고(古)택 구입으로까지 손을 뻗쳤다.

과거에 주로 해변 리조트에 머물렀던 러시아 부자들의 관심은 최근 해변으로부터 26㎞ 떨어진 내륙 도시 루카의 역사 깊은 빌라로 옮겨 붙었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의 대(對) 러 제재가 러시아 신흥부자들의 돈을 해외로 돌리게 했다는 분석이다. 


코르티는 “한 우크라이나인이 한달간 휴가를 이곳에서 보낸 뒤 가족을 남겨두고 떠났다. 돌아와선 여기서 살 집을 찾고 있다”면서 국내 정치 불안을 피해 해외로 이주하려는 우크라이나인의 수요도 있음을 전했다.

코르티는 또 “모스크바에도 구치(이탈리아 명품)가 있고, 세대 변화가 일고 있다. 그들은 이제 자녀를 런던이나 뉴욕 학교로 보낸다”면서 “이들은 너무 많은 러시아인들이 있는 곳을 피하고 싶어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외국인 자본이 유입되면서 루카의 주택 가격도 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는 러시아 부자들 눈높이로는 아직 싸다는 평가다. 코르티는 “수영장, 벽화, 넓직한 정원이 딸린 저택을 400만~500만유로(54억~67억원)에 살 수 있다. 이는 1970년대와 동일한 가격대”라고 말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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