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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 못드는 스코틀랜드, 19일 아침(한국시간 19일 오후) ‘새날’ 일까 ‘일상’ 일까
스코티시 분리독립 투표 D-2
18일 오전 7시~오후 10시 투표…밤샘 개표 19일 오전 7시 윤곽
잉글랜드 “가지마오 스코티시”…그린스펀 “지정학적 재앙”우려



307년만에 독립 갈림 길에 놓인 스코틀랜드의 운명은 현지시간으로 오는 19일 오전 7시(이하 현지시간ㆍ한국시간 오후 3시)면 결판이 난다. 스코틀랜드의 16세 이상 유권자 410만명은 18일 영국으로부터 분리 독립 여부 의견을 묻는 질문에 ‘찬성(Yes)’ 또는 ‘반대(No)’ 답변을 하는 투표에 참여한다.

이들의 손에 한국보다 약간 작은 7만8783㎢ 국토가 영연방(UK)으로부터 307년만에 떨어지느냐 마느냐가 달려있다.

▶투표 당일 일정은?=국내외 관심은 투표 결과가 언제 발표되느냐에 쏠린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투표는 18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15시간 동안 진행된다.

투표 시간이 마감되자마자 총 32개 지역 선거구에선 투표함을 열어 밤샘 개표 작업에 들어간다. 일부 개표소에선 투표 다음날 오전 2시부터 어느정도 결과가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32개 개표소의 잠정 개표 결과는 오전 7시나 되어야 알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에딘버러, 글래스고, 애버딘 등 유권자의 25%를 차지하는 3개 선거구역에서 개표가 오전 5시~6시 무렵에 끝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식 투표 발표가 언제가 될 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일단 찬성표, 반대표, 무효표 등 선택지가 적어, 개표 속도가 다른 선거 때 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 투표율이 사상 최고치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개표 마무리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관련 스코틀랜드선거관리위원회(EMBS)는 아가일, 뷰트, 웨스턴아일즈 등 일부 지역에서 기상 악화로 투표함 운송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 지역에선 만일의 상황에 항공과 선박 운송을 활용해 투표함을 개표소로 옮길 예정이다. EMBS 관계자는 “속도 보단 정확성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잉글랜드ㆍ웨일즈 “가지마오, 스코티시”=투표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오자, 잉글랜드, 웨일즈 지역에선 분리 반대 대규모 집회가 벌어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15일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선 2000명이 운집해 유니언잭(영국 국기)을 흔들며, “함께 있자” “스코틀랜드 사랑해요, 가지마요” 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독립 반대 시위를 벌였다. 방송인 댄 스노우, 아일랜드 록가수 밥 겔도프 등 유명인들도 이 날 집회에 참여했다.

잉글랜드와 웨일즈 지역 주민들의 이같은 ‘결사 반대’는 경제 동반 하락을 우려한 결과로도 읽힌다. 가디언이 여론조사업체 ICM과 공동으로 지난 12~14일에 잉글랜드와 웨일즈 지역 18세 이상 성인 1002명에게 전화로 물은 결과, 답변자 10명 중 6명은 스코틀랜드가 독립할 경우 파운드화를 쓰지 말아야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동반 하락 공포감은 스코틀랜드 내부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영국 귀금속 온라인거래사이트 불리언볼트닷컴 분석 결과, 이달 들어 2주간 스코틀랜드 기반 투자자의 금 투자는 올들어 전달까지 평균에 비해 43% 급증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세계도 우려 한목소리=스코틀랜드 독립 투표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세계 각국의 정상과 경제수장들이 잇달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독립이 스코틀랜드 경제엔 돌이킬 수 없는 ‘실수’가 될 것이며 서방에 있어서도 ‘지정학적 재앙’이 될 것이라는 게 이들의 관측이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스코틀랜드 독립에 따른 경제적 결과가 “놀라울 정도로 부정적일 것”이라고 단언하며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특히 북해유전 개발을 낙관하고 있는 스코틀랜드국민당(SNP)에 대해 그린스펀 전 의장은 “그들의 전망은 너무 받아들이기 어려워 기각해야 할 정도”라고 비판했다. 독립 이후에도 파운드화를 계속 사용하겠다는 SNP의 주장에 대해서도 “영란은행(BOE)이 독립 스코틀랜드의 ‘최후의 대부자’(중앙은행)가 될 것이라고 상상하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미국 국무부 차관을 지낸 로버트 졸릭 전 세계은행 총재는 미국과 영국의 100년 동맹관계를 강조하며 스코틀랜드 주민들이 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져줄 것을 촉구했다. 졸릭 전 총재는 자신의 중간이름이 스코틀랜드계인 ‘브루스’라는 점을 언급하며 “항상 스코틀랜드인들과 그들의 유산, 미국과 세계사에서 해온 역할에 대해 존경해왔다”고 전제하고 “미국이 강력한 파트너가 필요한 지금 시점에서 영국의 분열은 서방의 ‘비극’이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스코틀랜드 독립에 대한 공식 입장을 ‘중립’으로 지켜왔던 오바마 정부도 사실상 ‘반대’에 무게를 싣고 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독립 여부는) 스코틀랜드 주민이 스스로 결정할 문제이고 그 선상에서 주민 개개인의 결정권을 존중한다”면서도 “그렇지만, 영국이 강하고 견고하며 연방인(untied) 국가, 그리고 실질적인 파트너 국가로 남아 있는 게 미국의 이해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한지숙·강승연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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