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군은 법원을 견학하면서 판사·검사·변호사들의 자료 두께를 보고 깜짝 놀랐다. 예상했던 것보다 지나치게 두툼했던 것. 여태까지 법조인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지만 재판도 보고 모의재판도 하고 나니 새삼 멋있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B군은 앞으로도 법원에서 죄 있는 사람과 죄 없는 사람을 명확히 가려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 7월 청소년법률가 과정을 통해 서울중앙지법을 견학한 서울 송파구의 방이중학교(교장 박경희) 1학년 학생들이 멘토였던 이정원 판사에게 보낸 엽서 중 일부다. 22명이 보내온 편지 속에는 A양과 B군의 이야기 외에도 커서 법조인이 돼 다시 뵙고 싶다는 내용, 드라마에서 보던 것과 다르게 피고가 보통 사람과 다를 바가 없어서 놀랐다는 내용 등이 눈에 띄었다.
청소년법률가 과정은 찾아가는 법 강좌, 사법캠프와 더불어 서울중앙지법이 중부·강남·동작교육지원청과 협약을 맺고 진행하는 법원 견학 프로그램 중 하나다. 재판에 대한 기본적 지식을 얻을 수 있는 동영상을 시청하고 형사재판을 방청, 판사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가지며 법복을 착용하고 직접 모의재판을 해 볼 수 있다. 국외 법원 방문 건수까지 더하면 이미 70번 이상의 견학 과정이 진행됐다.
당시 학생들의 인솔을 맡은 방이중학교 유연홍 진로교육부 교사는 “학생들이 실제 재판이 이루어지는 법정에서 법관들이 입는 법복을 입고 법조인과 배심원 등 역할을 나누어 체험해 더욱 기억이 생생한 것 같다”면서 “일터를 개방해 학생들의 꿈을 지원해 준 법원에 감사한다”고 편지를 전한 이유를 밝혔다.
방이중학교 학생들의 편지를 읽은 이정원 판사는 “학생들이 법원을 잘 이해하고 친숙하게 느끼는 데에 많은 보람을 느낀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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