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국책은행들이 잇따라 외화조달에 성공하고 있다. 특히 발행조건이 금융위기 이후 한국계 채권 중 역대 최저 금리로 발행하는 등 조달 조건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7억5000만 달러 규모의 글로벌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5년6개월 만기로 금리가 5년 만기 미국 국채에 82.5bp(1bp=0.01%)를 더한 수준이다. 이는 5년6개월 물 기준 한국계 역대 최저 금리다. 유사 글로벌 채권의 유통 금리와 비교할 때 약 10bp가량 낮다는 게 산은 측 설명이다.
산은은 현실성 있는 최초가격 가이드를 제시해 허수 주문을 배제하고, 투자자와 투명한 의사소통을 통해 경쟁력있는 금리를 달성한 것으로 자체 평가하고 있다.
산은이 이번에 발행한 글로벌 채권은 미국계 투자자가 42%나 사들였으며, 유럽계 역시 28%의 점유율을 보여 영미 투자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아시아 투자자 역시 30%가량 됐다. 기관별로 보면 자산운용사가 44%로 가장 많았고, 국부펀드 및 중앙은행이 29%, 보험ㆍ은행 등 글로벌 금융사가 27%의 점유율을 보였다.
수출입은행도 최근 1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수은은 5년과 12년 물 등 듀얼 트란쉐(Dual Tranche, 2개의 만기)로 발행했다. 수은 역시 미국 국채금리에 각각 72.5bp와 85bp가 가산된 수준에서 발행됐다. 이는 수은과 신용등급이 같은 중국수출입은행이 발행한 달러화 채권보다 17.5~45bp 낮은 수준이다.
수은의 이번 달러화 채권 발행에는 총 270여 투자자가 참여해 발행액의 4배가 넘는 42억달러의 투자 주문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흥행에 성공한 셈이다.
투자자는 5년 만기의 경우 아시아가 56%로 가장 많았고 미국(23%), 유럽(21%) 순으로 투자가 많았다. 12년 만기는 아시아가 70%, 미국 18%, 유럽 12%의 분포를 보였다.
수은 관계자는 “한국계 기관들이 자주 발행하는 5년 만기 채권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가산금리로 발행했다”며 “국내 기관들에게 매력적인 금리 기준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