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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량주 향이 이상해요”…첩보에 가짜 고량주 생산ㆍ유통 일당 덜미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중국 동포들이 주로 마시는 수천병의 가짜 고량주를 만들어 유통시킨 혐의(상표법·식품위생법 위반)로 A(46) 씨 등 일당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올해 4월에서 6월까지 빈 고량주 병에 물과 값싼 중국산 술을 섞는 방법으로 가짜 고량주 4800병(시가 4000만원 상당)을 만들어 중국 동포들이 많이 거주하는 서울 구로구와 경기도 안산 일대를 중심으로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7년 전 한국 국적을 취득한 중국 동포 출신 A(46) 씨는 지난해 말부터 중국산 L고량주의 판매가 급증하는 걸 보고 가짜 고량주를 만들 생각을 했다. A 씨는 B(46) 씨에게 중국동포들이 많이 거주하는 경기 안산시 단원구의 유흥가 등에서 중국산 L고량주의 빈병을 수거하게 하고, 지인으로부터 페인트 등의 보관창고로 사용하는 컨테이너박스를 빌려 위조에 필요한 포장박스와 병마개를 중국에 주문해 보따리상을 통해 반입 받았다.

컨테이너 앞 병뚜껑, 컨테이너 안 제조 현장. [사진=경찰 제공]

이들은 20ℓ 용량 생수통에 저가 중국술과 생수를 혼합해 생수기에 넣고 이를 기수거한 진품 고량주 병에 넣어 가짜 병마개로 봉인하는 방법으로 위조 고량주를 만들었다.

경찰은 “가짜 술이 만들어진 컨테이너 박스는 페인트통과 부자재가 가득 쌓여 있는 등 위생 상태가 불량했다”며 “제조 과정에서 불순물이 들어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제조장소에서 병뚜껑 1만여개, 고량주 포장용 박스 200여개, 빈 병 1300개 등을 긴급 압수해 피의자들의 추가범행을 차단했고, 이미 판매된 가짜 고량주는 유통과정을 추적해 7개 음식점 등에서 120여 박스를 회수해 진품과 교환조치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구로구 일대 중국동포를 상대로 한 음식점에서 파는 고량주의 향이 원래 고량주의 향과 다르다는 첩보를 입수한 후 수사에 착수했다”며 “특정 고량주 병만 수거하는 노인을 특정, 수사를 통해 피의자들을 순차적으로 특정해 검거했다”고 말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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