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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이슈] 독일 IT억만장자, ‘플래트너’ 한국에 심을 혁신 아이콘은?

[특별취재팀=권남근 기자ㆍ양영경 인턴기자] 굴지의 기업용소프트웨어회사 SAP SE(Systems Applications Products Societas Europaea, 이하 SAP)의 창업자이자 독일의 IT 억만장자로 알려진 하소 플래트너(Hasso Plattner)가 한국을 찾았다. 지난 7월, 정부가 IT강국으로 지속 발전하기 위한 방법은 ‘소프트웨어’라고 밝힌 가운데 그 상호 협력대상으로 플래트너가 선택되면서다. 3일 박근혜 대통령과도 만났다. 


플래트너는 일반인들에게 다소 덜 알려져 있지만 IT업계에서는 대단한 인물이다. 포브스 기준에 따르면 재산 89억달러의 세계 149위의 슈퍼리치이기도 하다. 그가 설립한 SAP는 기업 데이터를 통합관리하고 경영정보로 활용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사다. 시스템 소프트웨어의 대부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게이츠(Bill Gates)가 있다면, 기업용 소프트웨어에서는 유럽의 하소 플래트너와 미국의 래리 앨리슨(Larry Ellison)이라는 양대산맥이 있다고 할 정도다.


1972년, 그는 동료 네 명과 함께 기업용 회계 소프트웨어 제조업체를 차렸다. 그의 직장이었던 IBM에서 기업용 소프트웨어의 가능성을 인정해주지 않자,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에 나선 것이다. 컴퓨터 보급으로 기업들의 업무 처리 방식도 바뀌는 가운데 SAP의 기업자원관리(ERP) 프로그램은 획기적이었다. 기업의 한 부문에서 데이터를 입력하면, 그 정보를 활용해 회사 전 부문이 빠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1990년대에 들어와 기업용 컴퓨터의 트렌드가 변하면서 SAP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당시 플래트너는 다양한 운영체제를 지원하는 기업자원관리 프로그램인 ‘R/3’를 완성해 미국에 팔겠다는 출구전략을 세웠고 이는 출시되자마자 대성공을 거뒀다. 선택과 집중에 능했던 플래트너의 비즈니스 수완덕분에 SAP가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기업 반열에 오르게 된 것이다. 

최근 SAP의 관심분야는 데이터베이스 시장이다. 2011년, SAP는 메인 메모리에 자료를 저장해 검색 속도를 높인 데이터베이스 플랫폼 ‘하나(HANA)’를 통해 2012년에만 3억 9000만 유로의 수익을 올렸다. 이 제품명은 ‘하소 플래트너의 새 구조(Hasso Plattner's New Architecture)’의 줄임말이기도 하지만, 데이터베이스와 처리장치를 ‘하나’로 만들었다는 의미도 있다. 실제로 차상균 서울대 교수 실험실에서 개발한 기술을 SAP가 사들여 시장에 선보인 것이다. SAP는 이 기세를 몰아 2015년까지 데이터베이스 시장 2위를 점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이번 방한에 맞춰 한국에서는 소프트웨어 관련 벤처기업 육성과 혁신적 기업가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Design Thinking 혁신센터’를 올해안에 판교 테크노밸리 인근에 설치할 계획이다.

플래트너는 지난 2003년 CEO직에서 물러나 회사의 경영 감사를 맡고 있다. 그러나 직함에 관계없이 그의 영향력은 계속되고 있다. 2010년 초, 매출액 급감과 CEO경질 사태로 회사가 어려워지자 신기술 개발·수평적 조직으로 유연성 강화·고객신뢰회복이라는 해결책을 제시하고 나선 것이다. SAP의 정신적 지주인 동시에 그는 전 세계에서 열리는 소프트웨어 관련 행사에서 ‘혁신’을 강조하며 소프트웨어계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고 있다. 

happyday@heraldcorp.com
사진=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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